하이닉스 더 조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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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하이닉스가 미국과 유럽의 상계관세 최종 판정을 앞두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상계관세 최종 판정은 미국이 오는 7월, 유럽이 8월에 있을 예정이다.

고율의 상계관세는 가뜩이나 어려운 하이닉스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하이닉스의 모든 임직원이 원가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발벗고 나선 이유다.

하이닉스 이천 메모리공장 생산라인에는 '수율(웨이퍼당 양질의 반도체를 얻는 비율)을 올리자''축, 베스트 팀 선정'같은 구호가 많이 붙어 있다. 회사의 위기를 임직원들이 협력해 이겨나가자는 것이다.

하이닉스의 생존전략은 상계관세 판정과 상관없이 하반기 내에 영업이익을 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이닉스는 원가를 줄이는 한편 라인 생산성을 현재보다 20% 정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생산량과 수율을 올리기 위해 라인별 경쟁체제까지 도입했다. 7백~1천명이 근무하는 라인마다 영업이익을 매달 산출해 비교하며 서로 자극을 주자는 의도다.

임직원들도 눈코뜰 새가 없다. 이천공장의 팹세븐 디퓨션공정팀 방철원 차장은 "생산라인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3교대로 근무하지만, 관리부서는 최근 석달 새 집에 오전 2시 이전에 들어간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방차장은 "이전에는 '할당량만 채운다'는 소극적인 생산을 했다면, 요즘 들어선 라인별로 체계적으로 영업전략을 세워 바로 생산에 반영해 시간낭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과감한 조직개편도 했다. 특히 생산성 향상에 바로 직결되는 공정관리쪽을 대폭 강화했다.

이를 위해 공정담당 최고경영자(COO)제를 신설했고 본부장급과 센터장의 나이도 40대로 낮췄다. COO와 영업인력들이 수시로 만나 수율과 생산목표를 관리한다.

처진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정상용 노조위원장은 "매달 둘째주 화요일 점심시간에 회사식당 앞에서 전직원 노래자랑 대회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메모리생산센터장 최진석 상무는 "전직원이 노력하면 하반기께는 생산성을 현재보다 20% 정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상무는 "4월 이후 실적이 점점 나아지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이천=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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