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도 넘은 '보물선 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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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한통운의 주가가 한진의 주가를 한 때 추월해 화제다.

두 회사 모두 육상운송업을 주력으로 하는 경쟁관계지만 대한통운은 법정관리 중이고, 한진은 정상기업이기 때문이다.

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통운 주가는 오전 9시8분 동아건설이 '보물선'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회사에 대한 7천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에 '사자' 주문이 몰리면서 1만2천6백원을 기록했다. 한진 주가(1만2천5백원)를 1백원 앞지른 것.

잠시 뒤 한진 주가가 다시 앞서기 시작했으나 9시36분 대한통운(1만2천7백원)이 한진(1만2천5백50원)을 제치는 등 엎치락 뒤치락하는 다툼이 계속됐다. 결국 대한통운은 전날보다 3.7% 떨어진 1만1천6백원, 한진은 0.3% 오른 1만2천7백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주가가 오름세였지만 대한통운의 상승률이 컸다. 지난달 6일 이후 대한통운은 38.5% 급등했지만, 한진의 상승률은 23.7%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운송업체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증권 이창목 연구원은 "화물연대 파업이 있은 뒤 운임이 올라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특히 대한통운의 경우 지입차가 없어 운임 상승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李연구원은 "한진에 대해서도 계속 '매수'의견을 내고 있다"며 "육상운송업계가 아직 침체기인건 분명하지만 바닥권에서는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신증권 양시형 연구원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와 관련한 대한통운의 대규모 지급보증은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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