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 청와대 직접 개입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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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앞으로 조흥은행 매각작업을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공적자금 관리위원회에 맡겨 계속 추진하도록 하고 청와대가 직접 개입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대신 조흥은행 노조의 근로조건 개선요구 등은 매각협상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청와대 이정우 정책실장은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정(勞政) 토론회'에서 "조흥은행 매각은 앞으로 주무부처에서 노조와 협의를 통해 처리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 문제에 더이상 개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李실장은 "이날 토론회는 토론식 정부를 추구하는 참여정부가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열린 것일 뿐 청와대가 개입하겠다는 의미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부와 노조 관계자 등 12명이 참석했으며 오후 3시부터 3시간30분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남순 노총위원장과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등 노조 측 참석자들은 "2000년 7월 정부 측이 조흥은행의 독자생존을 약속해놓고 이제 와서 매각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라며 따졌다.

이에 대해 김광림 재경부 차관은 "당시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정리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논의한 것이지, 조흥은행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매각을 않겠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었다. 이찬근 대안연대 정책위원은 "조흥은행을 살려야 기업자금 공급이 원활해진다"고 주장한 반면 박상용 연세대 교수는 "은행의 대형화를 위해서도 매각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동걸 금감위 부위원장은 "매각은 계속 추진하되 독자생존을 목표로 열심히 일한 조흥은행 직원들의 박탈감을 배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토론회에 문재인 민정수석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권오규 정책수석.조윤제 경제자문관.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홍석주 조흥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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