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강훈하랴…지방·해외 원정하랴…|국가대표 학생선수 학업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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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태릉선수촌의 합숙강화훈련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학생선수들의 학업이 거의 방치된 상태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장기간 소정의 수업에 참석치 못함으로써 학문과 지식, 그리고 교양면에서 일반학생들에 비해 현저한 낙후현상을 빚고 있으며 이것은 한국스포츠의 건실한 발전을 기대하지 못하게 하는 근원적인 헛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코치아카데미」과정도 대폭 개선을>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급 학생선수들의 학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위탁교육을 시도했으나 적극적인 실시의지의 부족과 여건의 불비로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 못했으며 이름뿐인 제도로 남아있다.
대한체육회는 대학선수의 경우 한국체대에, 중·고교선수는 서울체육중·고교에 수용하여 위탁교육을 실시하려 했으나 LA올림픽을 앞둔 3백일 강화훈련동안 실제로 수업에 참가한 학생은 거의 없는 형편이었다.
29일 열린 체육회의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국내 스포츠계의 현재와 장래에 큰 위치를 차지할 국가대표 선수들의 「두뇌의 빈곤」을 초래하는 체육회의 근시안적인 합숙강훈 일변도의 이러한 시책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 대책을 강구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위탁교육이 더이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고 태릉선수촌안에 학생국가대표선수들을 위한 특수학교나 강좌를 설치 운영하는 방안을 연구, 관계당국에 건의하자는 제안을 일단 채택했다.
경기력향상위원회의 김집위원장 (체육회 부회장) 은 자유중국의 경우 선수촌안에 독립된 특수학교를 설립해 놓고있는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86아시안게임을 겨냥한 대규모 국가대표 후보선수들의 6백일 강화훈련을 실시하려는 싯점에서 학생선수들의 학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이 곧 마련되어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또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코치아카데미도 교육과정을 대폭 개선, 국내 유일의 기성지도자 교육양성기관으로서 내실을 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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