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부진·서현, 당분간 각자 일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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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합병은 표면적으로는 양사 간의 시너지를 거두겠다는 것이지만 승계와 관련해서는 이재용·부진·서현 삼 남매의 사업영역을 구분하는 후속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과 레저 등을,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이 패션·미디어부문을 맡는 후계 구도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각에선 과거 삼성이 이건희 회장 체제로 구축될 때처럼 각자 계열 분리가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을 승계할 당시 누나인 이인희씨는 한솔그룹으로, 동생인 이명희씨는 신세계그룹으로 분리해 나갔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너무 앞서 나간 전망”이라며 “당분간 (삼 남매는) 삼성그룹 내에서 각자 맡은 사업부문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물산이 삼성SDS 지분을 각각 11.3%·17.1%씩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향후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수순을 밟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지주사 체제를 택하면 보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면서 각종 세금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삼성은 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수십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만큼 삼성으로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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