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생들 해외 유학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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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비싼 등록금을 피해 해외 유학을 떠나는 미국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유럽 명문대의 경우 교육 수준이 미국 유명 사립대에 비해 뒤지지 않으면서도 학비는 상당히 낮다. 여기에다 외국 생활까지 즐길 수 있어 요즘 많은 미국 학생들이 유럽으로 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하버드.예일.스탠퍼드 등 미 명문 사립대의 연간 학비는 3만 달러 안팎. 여기에 기숙사비와 생활비를 합치면 연 4만 달러 이상 든다. 그러나 '아일랜드의 하버드'로 불리는 더블린의 트리니티대학은 2만5000달러면 족하다. 그래서 MIT와 같은 명문대에 합격하고도 유럽 대학을 택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같은 영어권인 영국의 옥스퍼드.케임브리지와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등이다. 특히 영국 윌리엄 왕세자가 다녔던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은 미국 출신 학생이 전체의 10%에 이른다.

유럽 대학들도 미국 학생 유치에 열심이다. 적은 돈을 내는 자국 학생들과는 달리 이들로부터는 훨씬 비싼 학비를 받을 수 있는 까닭이다. 옥스퍼드대의 경우 영국 학생은 연 3000파운드면 되나 유럽연합(EU) 회원국 출신이 아닌 학생은 8500~1만1380파운드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영국.아일랜드는 물론 호주나 뉴질랜드의 대학들까지 나서 미국 주요 도시에서 대학 소개 행사를 한다.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대 등 일부 비영어권 대학들은 영어로 수업하는 과정을 마련해 미국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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