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 "아일랜드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 엄청난 의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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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나라 아일랜드에 세계가 놀랐다. 아일랜드가 세계 최초로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해서다. 지난 23일 아일랜드는 헌법에 ‘결혼은 성별과 상관없이 법에 따라 두 사람에 의해 계약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을 지를 물었는데 62.1%(120만 명)가 찬성했다. 반면 반대 의견은 27.9%(73만 명)에 불과했다. 43곳 지역구 중 42곳에서 찬성이 반대를 압도했다. 투표율도 60%를 넘어 25년 이래 최고 숫자였다.

올 초 동성애자란 사실을 밝혔던 레오 바라카 보건장관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나에겐 국민투표 그 이상이다. 아일랜드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 아일랜드가 평등과 자유의 횃불이 됐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아일랜드는 1993년에야 동성애가 범죄가 아니게 됐다. 이혼도 95년에야 간신히 합법화됐다. 가톨릭의 영향력이 강해서다. 가톨릭 교회는 이번에도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혁명’이란 비유가 나오는 까닭이다. 디어미드 마틴 더블린 대주교는 “아일랜드 사회에서 가톨릭 교회의 현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2012년과 2013년 각각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동성결혼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친 적이 있으나 부결됐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스페인·노르웨이·스웨덴ㆍ프랑스·캐나다 등 20여개 국이 의회입법을 통해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미국도 20여 개 주에서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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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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