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율 50% 두바이 정부 '백년해로 합시다' 캠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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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의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 정부가 '부부 49계명'을 내놓았다. 이혼율(결혼 후 5년 안에 이혼한 통계)이 무려 50% 선에 이르자 두바이 정부가 인생상담사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한 이혼과 이에 따른 사회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8일 두바이 e-정부, 사회복지국, 라시드특별수요센터, 레이디카리스마센터가 합작으로 결혼생활의 파탄을 막을 수 있는 남성과 여성용 지침 49가지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6쪽짜리 팸플릿으로 인쇄된 이 지침은 청첩장 카드처럼 포장돼 자선단체와 지방정부 등을 통해 배포되고 있다. 지침은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행성인 화성과 금성에서 온 존재처럼 다르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충고한다. 남편에게는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다른 인간이므로 남자처럼 행동하기를 기대하지 말라"고 말하고, 아내에게는 "당신과 남편을 비교해선 안 된다. 남자는 다른 존재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급속한 사회발전을 이루면서 두바이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여성 취업률이 걸프권에서 가장 높은 30%까지 올라가면서 두바이 여성의 가정 내 발언권도 세졌다.

지난해 두바이 정부는 여성에게 먼저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여전히 남아 있는 일부다처제도 높은 이혼율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이혼 중 31.9%가 두바이 남성과 첫 번째 부인이 아닌 외국인 여성 사이에서 발생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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