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간첩, 시민 2명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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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4일 낮 대구시내 중심가 식당과 미용실에 북괴 무장간첩 1명이 나타나 시민 3명을 살상한 뒤 비명을 듣고 달려온 또 다른 1명을 살해하려다 실패하자 극약을 먹고 자살했다. <관계기사 7면>
대 간첩 대책본부는 24일 밤 북괴무장간첩 1명 (성명미상·27세 가량)이 이날 하오 1시30분쯤 대구시 신암2동 희민식당에 나타나 이 식당 주인 전갑숙씨(29)와 여 종업원 1명을 벨기에 제 무성권총으로 살해하고 이어 하오 1시55분쯤엔 이 식당에서 3백m쯤 떨어진 백합미용실에 침입, 이 미용실 종업원 탁순애씨 (24·여) 에게 권총 3발을 발사, 중상을 입힌 뒤 탁씨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이웃 로마제화점 주인 김연기씨(44)를 위협,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김씨가 순간적으로 발길로 차서 간첩을 넘어뜨리고 주민 2명이 합세, 검거하려하자 무장간첩은 소지하고 있던 극약을 먹고 자살했다. 고 발표했다.
대간첩 대책본부는 희민식당·백합미용실 등 사건현장과 자살간첩의 몸을 수색, ▲소음기가 달린 벨기에 제 브로닝 권총(총기번호 460256) 1정 ▲탄창1개 ▲실탄 4발 ▲판건식 (빨래판 같은 판자를 긁는 방법으로 타전하는 것) 무전기 1대 ▲간첩무전 통신용 주파수 조정기능 크리스틀 1개 ▲수첩 ▲손전등 ▲선글라스 ▲일제우의 등 모두 40여 점의 간첩소지품을 압수했다.
북괴 무장간첩이 소지한 권총은 총번이 460256으로 작년 10월9일 북괴가 버마사건 때 상용한 권총과 함께 75년1월8일 서독에 거주하는 스웨덴인 「요하임」을 통해 벨기에에서 대남 공작용으로 수입한 1백정의 벨기에 제 브로닝로닝 권총 중의 하나로 확인되었다.
대간첩 대책본부는 각 정보·일 수사기관과 군이 합동 조사한 결과 자살한 무장간첩은 대한민국 안에서 폭파·살상·납치 등 테러 공작임무를 띠고 최근 침투한 것으로 판단되며 최소한 수명의 잔당이 개별활동을 하면서 내에 잠복, 제2 제3의 테러사건을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국민들은 대공 경각심을 높여 거동 수상자를 발견하는 즉시 군경 및 각 대공수사기관에 신고, 대 간첩작전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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