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때부터 알 수 있는 "범죄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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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늘어나는 범죄로 골치를 앓고 있는 미국에서는 어릴때 범죄 가능성이 있는지를 미리 가려내 예방조치를 취할수는 없는가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연구기관과 대학에서 범죄의 가능성을 미리 발견해내는 방법들이 잦아졌다. 그러나 거의 확신이 가는 이들 범죄가능성 예지의 방법도 실제적용에서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아직은「발견」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까지의 범죄가능성 조사방법은 유전적 소질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금전적인 범죄를 저지르면 그 자식도 재산에 관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것아 유전설이다.
유전설을 뒷받침하는 연구는 남캘리포니아대의 심리학자「사노프·메드닉」박사의 대형조사가 있다.
그는 덴마크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양자1만4천4백27명의 가계와 양부모의 범죄여부등을 조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어냈다.
친부모나 양부모 모두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입양아의 성장후 범죄율은13·5%였다. 이에 비해 친부모쪽에만 범죄자가 있는 경우는 입양아의 20%가 범죄를 저질렀다. 또 친부모·양부모쪽에 모두 범죄자가 있는 경우는 24·5%의 입양아가 범죄를 저질렀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놓고「메드닉」박사를 비롯한 학자들은 『범죄에는 유전적 요소가 있다』는데 의견을 접근시켰다. 이들은 범죄자체가 유전자에 의해 자손에 물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환겅등에 요소가 작용하면 범죄에까지 이르게되는 일종의 「요소」로서 물려질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환경과 유전에 의한 범죄가능성 예지설은 그런대로 근거를 갖지만 나쁜 환경속에서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많아 누가 과연 앞으로 범죄를 저지르겠느냐를 미리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범죄를 저지른 후에야 이러이러한 요소가 결합되어 범죄자가 되었으리라는 사후분석밖에는 할수가 없었다.
이런 단점 때문에 미리 범죄가능성을 가늠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고안되었다.
범죄 영양소설과 뇌파설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정신건강연구소의「제럴드·브라운」박사는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5-H-AA의 측정으로 범죄자의 가능성을 미리 알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동물실험결과 공격적인 동물에서는 체내의 5-H-AA와 세로토닌의 수준이 낮다는 점을 발견하고 반사회적·공격적인 행동을 나타낸 남성의 척수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브라운」박사는『이 방법으로 범죄의 싹이 있는지의 여부를 83%정도 맞출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카고 근교 건강연구소의 「월리엄·월시」박사는 모발분석으로 범죄가능성을 미리 알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 그는 범죄자들의 모발을 화학적으로 분석해보면 폭력집단은 정상인에 비해 구리성분은 많고 나트륨과 칼륨은 적으며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반대로 나트륨, 칼륨은 많으나 구리가 적어 모발분석만으로도 범죄가능성을 예지할수 있다고 말한다.
발티모대의「다이애너·회시바인」 박사는 뇌파를 범죄예지방법에 사용하고 있다. 「휘시바인」 박사는11∼13세사이의 덴마크 소년 1백29며을 조사, 추적한 결과 9년후 범죄를 일으킨 소년의 뇌파는 정상인의8∼12초보다 짧은 8∼9초의 알파파를 방출했다고 보고했다.
이밖에도 저혈당인 어린이가 성장후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몇 가지의 방법을 동시에 실시하면 사전에 범죄예상자를 찾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론이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론과 실제간에 거리가 있음을 자인하고 있다. 이는 몇가지 방법으로 범죄의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들을 가려냈다 하더라도 이들을 사회에서 별도로 관리할때 과연 범죄예방이 가능할 수 있겠느냐는 것.
오히려 어린이에게 괴리감을 주어 사회낙오자·문제아를 만들어 반사회적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이언스 다이제스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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