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피플] 두바이 새 지도자 셰이크 무하마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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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경제 중심 도시로 부상하는 두바이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 두바이 지도자였던 셰이크 마크툼 빈 라시드 알마크툼 UAE 부통령 겸 총리가 4일 호주 방문 도중 심장병으로 숨져 그의 동생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마크툼(57.사진)이 모든 직위를 승계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두바이 주식회사'사장이 이제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말했다. 셰이크 무하마드는 과거 10여년간 왕세제 겸 국방장관을 맡아 두바이를 최첨단 도시로 개발하는 데 앞장서왔다.

알자지라 방송은 5일 "중동의 금융.무역 중심지가 된 두바이의 변신이 더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범아랍 일간지 알하야트도 "그가 두바이의 총지휘관이 된 만큼 초현대식 도시 건설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셰이크 무하마드는 맏형인 셰이크 마크툼이 1990년 두바이 지도자 자리에 오르자 불혹의 젊은 나이에 경제개혁의 책임자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맏형은 국정 운영보다 승마 등 취미 생활에 빠지며 뒷전으로 물러났다. 95년 왕세제가 된 그는 사업가적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해 단기간에 두바이를 중동 최대의 교역 도시로 변모시켰다. 사막 위에 골프.스키장을 짓고 세계 최고층 빌딩, 인공 섬 건설 등을 추진해 왔다. 그는 군화를 신고 건설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측근들은 그를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한 영국인 컨설턴트는 "항상 변화를 추구하고 미래를 내다본다"고 강조했다. 49년 4남 중 3남으로 태어난 셰이크 무하마드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사관학교를 다녔다. 당시 사귀었던 각국의 친구는 물론 거물급 경제인들과 친분을 유지할 만큼 사교성이 뛰어나다. 또 수십억 달러가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들을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갖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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