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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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 점 실바람도
얼씬 못할 서봉골에
맺힌 한 소롯이 피워
승화하던 열녀의 가슴
달빛도
흰빛만 골라
정화수로 고이던 곳.
토담이 무너지며
슬레트에 떨군 옷고름
볏짚을 타고 오르던
그 감촉 애릿해라
지금도
소복자락에
똬리 틀고 앉고 싶다.
물동이엔 하늘과 구름
찰랑대던 반달 눈썹
그 족박 탈로 변해
치장으로 갈렸느니
용인땅
꽃댕기 바람
꿈을 이고 피는 박꽃.

<약력>
▲1957년경기도용인출생▲제9회 샘터시조상 가작▲제8회 세종대왕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에서 장원(문공부장관상)으로 문단데뷔▲1984년 시조문학 가을호 천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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