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점프를 한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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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지연 옮김, 시공사
412쪽, 2만2000원

책을 펼쳐들면 경고문부터 읽어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어떤 내용도 절대로 집에서 시도하지 마세요. (…) 이 책에 담긴 정보로 인한 그 어떤 직·간접적 부작용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무시무시한 경고부터 하는 저자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한 때 미국항공우주국에서 로봇 공학자로 일했다. 현재는 미국 사이언스 웹툰 ‘xkcd’를 운영한다. 전세계 독자들이 던지는 엉뚱한 질문에 대한 답을 그림으로 그려가며 설명하고 있다. ‘지구상 모든 사람이 한곳에 모여 동시에 점프를 하면 어떻게 될까’ ‘언제쯤이면 페이스북에 살아 있는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프로필이 많아질까’와 같은 질문에 아주 진지하게 답하는데 그 자체가 웃기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사라졌을 때 마지막 인공 광원은 언제까지 켜져 있을까’를 묻는 질문에 저자는 디젤 발전기, 풍력 발전, 수력 발전 댐 등 모든 발전체를 조사한다. 결론은 몇 백 년 후에도 방사선 폐기물이 콘크리트 지하 창고 깊숙한 곳에서 스스로 빛을 내고 있을 것이라는 데 도달한다. ‘이상하고 걱정스러운 질문들’이라 꼽는 질문도 있다. “평생 동안 키스를 하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1번의 키스에 모두 쏟아 붓는다면, 그 흡입력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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