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이 어미소 체세포 DNA 판독 불가 통보받고도 보도 안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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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가 3일 전경련회관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줄기세포를 주제로 강연했다. 문 교수는 강연에 앞서 기자들에게 "난자 1000개로 배아줄기 세포 한 개를 만들 수 있다 해도 의학적 효용가치는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YTN이 지난해 11월 14일 황우석 교수팀의 제의로 복제소 영롱이의 진위 검증에도 나섰지만 '판독 불가' 통보를 받은 뒤 이를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YTN은 같은 날 줄기세포와 체세포, 모근 각 6개도 넘겨받아 고려대 법의학 연구소에 직접 분석을 의뢰했었다. 황 교수팀이 DNA 검증 의뢰를 요청한 시기는 MBC PD수첩팀이 황 교수팀으로부터 줄기세포와 체세포 등을 받아간(11월 12일) 직후다. 이런 사실은 황우석 교수 사태 관련 보도 의혹 규명을 위한 YTN 사내 공정방송위원회의 조사 결과 밝혀졌다.

YTN은 3일 오후 7시 뉴스에서 "조사 결과 YTN이 지난해 11월 14일 황 교수팀의 의뢰를 받아 복제소 영롱이의 진위 검증에도 나섰지만 '판독 불가' 통보를 받은 뒤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롱이의 혈액과 영롱이 어미소의 체세포를 넘겨받아 연구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며칠 뒤 'DNA 판독 불가' 통보를 받았지만, '체세포를 추출한 지 10년이 됐고 그동안 해동과 동결을 반복해 체세포가 손상됐다'는 황 교수팀의 해명을 듣고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YTN은 "체세포 손상으로 판단을 유보했다는 것이 취재기자의 해명"이라며 "유일한 검증수단인 어미소의 체세포가 손상돼 영롱이의 진위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TN은 또 "지난해 11월 14일 황 교수팀의 제의를 받고 줄기세포 DNA 검증에 나서 '불일치' 결과를 통보받았지만 '시료에 문제가 있었다'는 황 교수팀의 해명을 듣고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취재기자가 미국에서 김선종 연구원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1만 달러를 운반하고, 황 교수팀으로부터 현지 체재비를 지원받는 등 취재윤리를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YTN은 보도했다. 취재기자의 항공료도 당초 해명과 달리 사후 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YTN은 "취재윤리 위반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진실 은폐에 도움을 주거나 진실 규명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며 "관련자를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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