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키 파울러, 드라마틱한 피니시로 '과대평가 논란' 잠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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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 파울러(27·미국)가 가장 드라마틱한 피니시로 '과대평가 논란'을 잠재웠다.

파울러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마지막 4개 홀(파4-파5-파3-파4)에서 버디-이글-버디-버디를 기록했다. 마지막 4개 홀 11타는 1974년부터 시작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새로운 기록이다. 종전까지 마지막 4개 홀 최저타수는 7명이 기록한 12타였다. 파울러는 새로운 기록을 포함해 마지막 6개 홀에서 무려 6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판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공동 11위에서 최종일 5타를 줄여 12언더파를 만든 파울러는 세르히오 가르시아(35·스페인), 케빈 키스너(31·미국)와 연장에 들어갔다. 이 대회는 지난해부터 16~18번 홀의 연장 3개 홀 스코어를 합산해 우승자를 가린다. 파울러와 키스너는 연장 3개 홀에서 1타를 줄였다. 가르시아는 모두 파를 기록하며 3차 연장전에서 떨어졌다. 이후 4차 연장전이 벌어진 17번 홀(파3)에서 승부가 갈렸다. 키스너의 티샷은 그린 마운드를 맞고 크게 튄 뒤 홀에서 6m 지점에 떨어졌다.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조금 짧았다. 반면 파울러는 티샷을 1m 내로 갖다 붙인 뒤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파울러는 2012년 5월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올린 뒤 기나긴 무승 침묵을 지켰다. 이로 인해 최근 투어 선수들의 투표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이안 폴터(39·잉글랜드)와 함께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라는 불명예까지 안아야 했다. 파울러는 “지난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톱5 안에 들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아쉽다”고 볼멘 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파울러는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과대평가' 오명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또 파울러는 이날 파3 17번 홀에서 3개의 버디를 낚는 진기명기쇼를 펼치기도 했다. 정규 17번 홀과 연장전 두 차례의 17번 홀에서 파울러는 티샷을 모두 핀 2.3m 내로 붙이는 매서운 샷감을 뽐냈다. 파울러는 우승 상금 180만 달러(약 19억 5700만원)의 잭팟까지 터뜨렸다.

한편 타이거 우즈(40·미국)는 3오버파 공동 69위에 자리했다. 그는 “올 시즌 시작할 무렵 약점이 뚜렷했는데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는 8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 내내 선두 경쟁을 벌였던 재미 교포 케빈 나(32)는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9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배상문(29)은 4언더파 공동 30위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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