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이기고 로마대회 육상3관왕|미 루돌프 여사,LA서 해설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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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소아마비로 인한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고 60년 로마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힙쓸었던 미국 여자 육상선수「윌마·루돌프」(44)가 24년만에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LA올림픽 기간동안 그녀의 역할은 육상경기 방송해설자. 30일 ABC방송의 스포츠담당자가『소아마비 금메달리스트의 신화를 남겼던「윌마·루돌프」를 소개한다』는 코멘트를 할때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3개의 금빛 메달(여자1백m·2백m 단거리·4백m릴레이)이 그녀의 목에서 반짝일때 「트랙위의 검은별」로 그토록 열광했던 「루돌프」의 존재가 자신들의 뇌리에서 까맣게 잊혀져있었기 때문이였다.
24년의 세월이 흘러 그녀도 44세의 중년여인. 칭송과 찬사가 쏟아지던 한순간을 지내고 한 여인으로서 「루돌프」 자신이 걸어온 불우했던 지난 24년의 사연은 더더욱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육상경기는 만인이 즐기는 스포츠라고 들었어요. 정부도, 세상사람들도 육상을 키워야 한다고 했지요. 내가 월계관을 썼을때 나는 모든것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황홀했어요』「루돌프」는 육상의 3관왕이 됐을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러나 나에겐 아무것도 남는것이 없었어요. 프로로 전향한 「클레이」가 억만장자가 됐고 당시 미국농구팀의 베스트10은 NBA프로농구에 스카웃이 되었지요』관중의 함성도 매스컴의 초점도 사라질때쯤 그녀에게 돌아온것은 연봉 4천달러의 국민학교 체육교사 자리였다.
그녀는 22형제중 스무번째였다. 대가족의 생계가 큰 문제였다.
그녀는 박봉의 체육교사 자리를 버리고 돈을 더 버느라 닥치는대로 일을 했다.
모델·코치·가정교사…. 그러나 그 어느것도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녀가 흑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루돌픈 는 두번 결혼했으나 두번다 불행하게 끝났다.
『첫번째 결혼은 내가 금메달을 따고 난 직후였어요. 남편은 내가 금메달리스트라는 그 이유만으로 나와 결혼했지요. 그 남자는 나를 이용해서 부자가 되는 꿈을 꾸었던 것입니다』
결국 금메달도, 인생의 목표로 생각했던 결혼도 얻은 그 순간일뿐 영원할수 없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래서 「윌마· 루돌프」는 다시 시작했다. 영광보다는그 영광을 손에 넣기까지의 값진 과정을 간직할수 있는 노력을 시도한 것이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육상학교를 세워 후진들을 기르기로 했다.
현재 그녀가 손수 지도하는 학생은 4백여명.「루돌프」자신이 경험했던 영광에의 집착, 대중에 의한 자신의 망각같은 시행착오를 절대로 후진들에겐 남겨주지 않을것이라고 힘준다.
그녀의 인생경험이 만들어낸 「진정한 보람」 이 멀지 않다는걸 느꼈다.
『4년후 서울올림픽에서는 나의 육상학교 학생이 월계관을 쓸테니까요』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로스앤젤레스=본사올림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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