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등 12명 집단발병 고열·감기증세…병인조사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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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고려병원 (종노구평동108) 중환자실에 드나들던 의사와 간호원등 12명이 고열·감기증세를 나타내 입원치료를 받고있는 사실이 밝혀져 보사당국이 원인조사에 나섰다.
병원측은 이들에 대한 기초검진결과를 토대로 일단 호흡기 바이러스감염에 의한 발병으로 보고있으나 보사부는 정확한 병인을 가리기위해 국립보건원 연구팀으로 방역조사반을 편성, 25일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21일부터23일 사이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원12명과 의사7명, 중앙공급실직원2명, 경비원등 모두 23명이 고열과 함께 머리가 어지러우며 오한이 나는 증세를 일으켰다.
이중 11명은 치료를 받고 정상으로 회복됐으나 여자간호원 9명과 남자간호원 2명, 내과수련의 1명등 의료진12명은 고열등 증세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25일 현재 격리치료를 받고있다.
병원측은 발병자들이 모두 중환자실 근무자거나 중환자실에 드나든 사실에서 병실안 감염으로 보고 23일 저녁 중환자실을 폐쇄, 소독을 하는 한편 남아있던 입원환자 2명은 다른 병실로 옮겼다.
병원측은 앓고있는 의료진들의 혈액·임파구·가검물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중환자실안에서 공기와 먼지등을 수거, 세균배양을 통해 보다 정확한 범인을 조사중이다.
이병원 진료부장 이상종박사(57)는 『중환자실을 폐쇄한것은 건물이 낡아 오래전부터 내부수리를 하려고 했었기 때문이며 의료진들이 앓고있는 병이 전염병일 가능성도 있어 예방조치를 취한것일뿐』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본 이헌기보사부차관은 『아직 뭐라고 단정해서 말할수는 없으나 발병자들의 증세가 쉽게 호전된 것으로 보아 전염병인지의 여부는 확실치않으며 역학조사가 끝나야 정확한 병인을 가릴 수 있다』고 밝했다.
한편 병원측은 21일과 22일 중환자실에서 4명의 입원환자가 숨겼으나 이는 『의료진의 발병과 전혀 관련이없다』고 밝혔다.
사망자중 이동재씨(56)는 만성간장장애를 앓아오다 위장출혈로 숨졌고 김두환씨(54)는 6∼7년전부터 간경화증세를 보여오다 1주일전에 입원, 지난19일 수술을 받은뒤 위장내출혈로 숨졌으며 21일 상오8시5분에 사망한 양문순씨(52·여)는 19일 입원, 심근경색증으로 숨졌고 22일 상오8시48분에 사망한 김종덕씨(62)는 12일 상오10시쯤 입원했으나 심한 위장내출혈로 숨져 의사들이 위암이 아닌가 보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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