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한국 과학자 논문 조작 더 있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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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황 교수가 왜 논문을 조작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점점 빨라지고 있는 과학 발전의 속도와 국제적 경쟁 때문에 논문 조작에 대한 유혹이 커지고 있음을 이번 사건은 드러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고 전했다.

앞서 WP는 24일 서울대 과학자들이 학술지에 제출한 논문 가운데 최소한 한 건에서 조작을 시사하는 증거가 발견돼 이에 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문은 문제의 이 논문에 황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일부 과학자들은 "황 교수 연구실이 칸막이화된 공장 조립 라인을 닮았다"며 "그 결과 소속 연구원들은 자신이 맡은 부분 외에 다른 분야를 전혀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1면과 6.7면, 사설에서 '복제 전문가의 코미디'등의 기사들을 게재하면서 황우석 교수가 복제 전문가라기보다는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또 '복제는 총체적인 부조리의 세계' '황 교수의 탈선은 뜻밖의 일이 아니다' 등으로 복제 연구 분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황 교수 파문이 줄기세포 연구분야에 새로운 좌절을 안겨줬다"며 "줄기세포 연구자와 옹호자들은 앞으로 연구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과학의 입지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됐던 영웅의 추락은 한국 사회에 실망과 충격을 안겨주었으며 과학기술입국에 대한 자신감도 흔들어 놓았다"고 평가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이번 파문으로 한국은 가짜 과학의 나라'로 전락했다"고 비아냥댔다.

한편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지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인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 신문은 "섀튼은 2005년 논문의 연구를 실제로 수행한 적이 없으며 논문 작성의 주요 조언자로 활동했던 점을 늘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한경환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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