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가 똑똑해졌다. 기기들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덕분이다. 에디슨이 1879년 백열전구를 발명한 이후 136년만의 진화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자비츠 센터. 이곳에서 ‘2015 국제 조명 박람회(LFI)’가 열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행사에서 각기 야심작인 ‘스마트 조명’ 제품들을 내놨다. 기존의 백열전구가 아닌 ‘빛의 반도체’로 불리는 LED(발광다이오드)‘를 기반으로 한 것은 기본. 두 회사는 이 전구에 각종 센서를 부착하고 통신기술과 소형 반도체 일종인 센서를 더한 사물인터넷 기술로 전구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변모시켰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LED조명 플랫폼’은 조명에 다양한 센서와 통신모듈을 붙인 뒤 전구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대형 주차장에 이 시스템을 깐 조명을 설치하면 전구에 있는 ‘눈’과 같은 이미지센서로 빈 자리를 확인해 주차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느 곳이 비어 있는 지 깜빡이는 전구를 통해 알릴 수 있다. 전구에 동작인식 센서를 더하면 보다 많은 일이 가능해진다.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 백화점에선 CCTV(폐쇄회로 영상장치)처럼 만들어진 조명 만으로 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해 효율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기술 기반의 이 플랫폼(LED전구 모듈+센서+소프트웨어)을 공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양한 글로벌 회사들과 협력해 스마트 조명 시장을 넓히겠다”는 뜻이다. 오경석 삼성전자 LED사업부 부사장은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로 스마트 조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한하게 확대될 것”이라며 “다양한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과 솔루션으로 조명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스마트 전구’를 앞세웠다. 특히 이번엔 무선통신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전구를 조절할 수 있는 2종의 새 제품도 선보였다. 기존 대비 광효율을 최대 12% 높인 LED고천장등과 조도센서·동작인식센서를 내장해 눈부심이 적으며 고른 빛을 내는 LED트로퍼가 야심작이다. 두 제품은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빛을 조절해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도 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