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치료 주장하고 다녀 황 교수와 헤어지기로 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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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조사위의 중간 발표를 하루 앞둔 22일 저녁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이 서울대 수의대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학교가 이달 초부터 황우석 교수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는 11일 황 교수의 요청에 따라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보다 훨씬 전에 이미 조사할 방침을 굳혔다는 의미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22일 "일부 교수가 건의문을 내고 학장회의를 하기 일주일 전부터 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진전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 이미 조사위원 물색이 끝났고 학장회의 등 절차를 거쳐 16일 발표한 것"이라며 "조사위의 실질적인 활동은 18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가 황 교수와 결별한 이유에 대해 "문 교수는 황 교수가 줄기세포로 난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다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팀의 핵심 멤버였던 문 교수는 2004, 2005년 논문의 공동저자로 조사위에 2004년 논문을 재검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관계자는 "문 교수가 황 교수에게 수차례 '줄기세포 연구는 연구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는 말아 달라'고 당부했는데도 황 교수는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며 "문 교수는 '그건 죄악'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문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황 교수와 헤어지기로 결심한 것은 2004년 논문 발표 직후였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2월 논문은 242개 난자 중 한 개가 성공한 건데 (환자)치료법으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황 교수에게)말했는데 듣지 않았다"고 결별 이유를 설명했다. 문 교수는 또 2005년 논문의 공저자로 게재된 데 대해 "자신도 모르게 이뤄진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 관계자는 "(미 피츠버그대에 파견 중인) 김선종 연구원이 당분간 귀국하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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