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한·중·일 3국 공동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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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황사 관측자료를 우리 정부가 받아볼 수 있게 돼 기상청 황사예보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29~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7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문제 등 향후 5년간 3국이 중점 추진할 환경협력 실천방안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점차 심해지고 있는 황사 문제에 대한 과학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3국 전문가가 각 10명씩 참여하는 '황사공동연구단'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체계적으로 공동연구를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200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황사공동연구단은 3국의 전문가 각 10명씩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추진할 '중기 공동연구계획(2015~2019년)'은 이번에 한국 측의 주관으로 수립됐다.

황사공동연구단은 실무그룹Ⅰ과 Ⅱ로 구분되는데, 황사 예보의 정확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실무그룹Ⅰ은 3국간 황사·미세먼지 관측방법을 비교해 관측 정확도를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 황사 사례 연구에 사용되는 데이터 공유를 확대하고, 황사 예측 모델의 성능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실무그룹Ⅱ에서는 사막화 지역의 황폐화된 토지를 되살릴 복원방법을 개발하고 생태복원을 위한 새로운 정책 수단을 제시하는 등의 연구 사업을 맡게 된다.

이와 관련 중국 측은 중국 환경보호부가 관장하는 황사 발원지 황사관측소의 측정자료를 한국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현재 네이멍구와 고비사막 등 황사 발원지에 82개의 황사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다. 자료를 제공받을 구체적인 관측소 선정과 자료 제공 방법은 추후 실무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도 한국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설치한 10개의 관측소와 중국 측 관측소 5곳의 황사 관측자료를 받고 있다. 향후 더 많은 관측소에서 자료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경우 황사 발생 여부와 강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어 국내 황사예보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또 스모그 문제 해결을 위해 '한·중 공동연구단'을 구성, 미세먼지 예보모델 개발과 대기오염물질 발생 원인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 측도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한국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번 회의는 황사와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문제의 심각성에 세 나라가 공감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자리였다"며 "3국이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국민이 느끼는 환경질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9~30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 아시아 시민사회 컨퍼런스'에서는 황사 방지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테라시아(Terrasia) 네트워크'를 적극 추진키로 결정했다. 테라시아는 땅을 의미하는 Terra와 아시아를 합친 말로 황사와 사막화, 기후변화로 황폐화된 아시아의 땅을 되살리자는 의미다. 26개국 200여명의 시민·종교단체 지도자들이 참가한 이번 컨퍼런스에서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은 30일 기조연설을 통해 테라시아를 제안했다.

오 사무총장은 "아시아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 지역개발은행, 기업 등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정보·정책·자원을 공유함으로써 기후변화 피해 국가와 피해지역을 지원하는 방식이 테라시아"라며 "이번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테라시아 네트워크 추진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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