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선택·독자적 창조성 뛰어나|제7회 중앙미술대전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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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의 이번 심사기준은 영필·영묵·설채의 전통적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생활감이 있는 개성적 표현을 찾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래서 기본 바탕이 덜된것, 선배작가 화풍을 흉내내거나 서투른 문인풍(수묵장난), 전위를 본뜬 양풍(가령 하이퍼 리얼리즘), 유화물감 같은 칙칙한 색채, 일본풍의 체취, 감미롭고 화사한 분위기만 낸 것, 공모전의 유행적 소재나 작가 스스로 자주 우려먹는 소재, 심지어 낙관을 오려붙인것등을 소신껏 밀어내고 보니 참으로 알찬 작품등을 거두기가 힘들었다.
다만 적게 출품한 비구상 경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합의를 보지 못하였으나, 고전적 바탕 위에서 오늘의 생활감정을 담은 표현의 개발에 출품작들이 더욱 힘써야한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었다.
이점에서 가장 설채법이 아쉽게 남았지만 우리의 고전세계를 통한 풍부한 표현기법의 개발 가능성은 많다고 본다.
이리하여 입선·특선한 작품들은 표현의 다양성이 약해 보이나 진지한 개성의 시선을 높이 산것이다. 특히 김선두의 대상작 『휴월』은 어두운 밤도시 뒷골목의 포장마차에 모인 삶의 단면이 세련된 필선과 적절한 수묵구사, 형태의 함축성과 여백이 어울려있어 전체 구성감각과 주제표현력이 뛰어난 성공작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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