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필 교향악단 지휘자 카라얀, 단원과 또 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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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를린 필 교향악단의 지휘자「헤르베르트·카라얀」(76·사진)과 연주자들간의 불협화음이 교향악단의 사무국장 거취를 둘러싸고 또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카라얀」은 82년 12윌 자신이 보기에 『음악성이 뛰어난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새바인·마이어」(24)의 베를린 필 입단이 연주자들에 의해 거부되자 이에 발끈, 계약상의 정기 연주외에는 디스크 녹음 등 일체의 베를린 필 연주를 지휘하지 않겠다고 통고했었다.
당사자인 「마이어」는 지난 5월 1백20여명의 악단 멤버들이 투표로 입단 문제를 결정하기에 앞서 스스로 입단을 포기하기로 작정해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에앞서 지난 4회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있었던 부활절 음악제에서 베를린 필의 클라리넷 수석 연주자인 「카를·라이스터」가「마이어」와의 연주를 기피, 연습에 불참하자 「카라얀」은 자신이 지휘하는 연주에서 그를 빼버렸다.
「라이스터」역시「카라얀」이 지휘하는 연주회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맞서 악단 사무국장이 「라이스터」에 대해 해고하겠다고 경고를 보냈다.
그렇게 되자 평소「카라얀」의 신임을 받고있는 사무국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오던 연주자들은 그와 베를린 필의 고용계약이 만료 되는대로 더 이상 연장하지 말도록 시정부에 요구했다.
베를린 필 연주자들이 공동으로 사무국장의 축출을 요구하는 이 사건을 두고 서당의 일부 보도매체는 『염불보다 잿밥에 걸신들려 인간적·음악적 윤리가 타락』했다고 비판했다.
베를린 필 연주자들은 정기 연주회나 연습이 없을때를 이용,「베를린 필 단원」이란 이름으로 실내악단 등을 편성, 순회연주나 녹음을 통해 상당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사무국장이 항상 연습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새로운 연주곡목을 선정하는통에 그런 『부수입 연주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아온데 대해 불만을 품어왔다.
사무국장이 연주자들의 요구대로 물러나게 될 경우 「카라얀」역시 베를린 필에 등을 돌리고 비엔나 필로 자리를 옮겨 30년간의 밀윌이 끝장나게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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