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술을 찾는 저도수 열풍이 소주에 이어 양주업계에도 몰아닥치고 있다. 순한 양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위스키 업계 서열마저 바뀌고 있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총 42만7691상자(1상자=500mlX18병)으로, 43만1455상자가 팔린 지난해 1분기 대비 0.9% 감소했다.
메이커별로는 윈저와 조니워커 등을 판매하는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가 15만7092상자로 전년 동기(17만5319상자)보다 10.4% 줄었다. 2위 페르노리카코리아도 12만3347상자에서 5.9% 감소한 11만6113상자를 판매했하는데 그쳤다. 눈에 띄는 건 3위의 자리바뀜이다. ‘저도수 위스키(36.5도)’ 인 골든블루(사진)가 처음으로 스카치블루(40도)의 롯데주류를 제치고 3위에 올라선 것이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1분기에 3만7259상자를 팔았으며, 올해 1분기에는 65% 증가한 6만1474상자를 판매했다. 반면 롯데주류는 5만9341상자에서 14% 감소한 5만1027상자를 파는데 그쳤다. 홍준의 골든블루 홍보실장은 “1997년 스카치블루 출시 이후 계속되던 윈저-임페리얼-스카치블루의 3강 구도를 18년만에 깼다”면서 “앞으로 순한 술 트렌드를 이어가기 위해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위스키업체에도 저도주 바람이 일면서 업체들간 도수 내리기 수싸움도 치열하다. 지난달 11일에 출시된 주피터 마일드 블루 17와 역시 같은달 18일에 출시된 윈저 W 아이스는 알코올 도수가 공교롭게도 35도로 똑같다.
다만 이들 두제품은 향이 첨가돼 주세법상 ‘기타 주류’로 분류되고, 위스키 판매 통계에서도 제외된다.
유통업계에서도 소비자의 취향이 ‘순한 양주’를 찾는쪽으로 바뀌고 있어 저도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
공재훈 이마트 과장은 “지난해 가을에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저도수 경쟁 움직임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국에서 치열한 ‘영업력 경쟁’이 감지된다”면서 “애주가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각 업체들의 저도수 마케팅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봤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