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리랑카의 우호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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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인도양의 불교국인 스리랑카 민주사회주의공화국의 「자야와르데네」 대통령 부처가 지금 우리 나라를 방문, 정상회담을 갖는다.
대부분의 영령 아시아 국가들이 그렇듯이 스리랑카도 정치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으나 경제적 빈곤과 종족분쟁으로 인한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흑연·철 등 광산 및 수산자원은 비교적 풍부한 편이나 제대로 개발 돼 있지 못해 1인당 국민소득은 아직 2백 65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고 1차 산업이 지배적인 대표적 남의 국가이다.
특히 근년 들어서는 노동자의 파업과 17%의 소수민족인 타밀족의 분리주의 반란으로 정치적 불안이 계속돼 왔다.
이런 후진적 현상은 사회주의 중립노선을 표방하고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하며 장기집권해온 「반다라나이케」 부처의 자유당 내각이 물려준 유산이다.
특히 두차례에 걸쳐 12년간 집권해온 「반다라나이케」 여사는 77년 총선거에서 패배하여 물러난 후 의회로부터 7년간의 공민권 박탈 처분까지 받았다.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제로 바뀌면서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당선된 「자야와르데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는 중립노선을 견지하면서도 친서방적 개방정책을 채택, 폭넓은 경제사회 개발정책을 의욕적으로 펴나가고 있다.
스리랑카가 지금은 남북한 동시수교국이 됐지만 원래는 친북한 국가였다.
그러나 71년 북한 대사관이 극좌단체의 쿠데타 음모를 지원한 혐의로 외교관들이 추방되고 공관이 폐쇄됐었다. 75년에 외교관계는 재개됐으나 상설공관이 허용되지 않아 인도주재 북한대사가 겸임하고 있다.
비동맹세계의 주요 회원국인 스리랑카는 그후 우리 나라와 더욱 가까와져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 지원해왔다.
지금 스리랑카는 우리의 1백 10대 1의 출초국이 돼있고 많은 건설업체들이 진출해 있을 뿐 아니라 현재의 개발정책 추진에 따라 더 많은 우리의 기술과 자본의 진출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요구에 응할 충분한 능력과 의지를 갖추고 있다. 양국의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큰 국가이익이 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 같은 경제·외교상의 상호협력관계를 토대로 지난해 전두환 대통령은 스리랑카 방문 길에 올랐었으나 아웅산 사건으로 유보돼 왔다.
이번 「자야와르데네」 대통령의 방한은 그같은 양국 정상외교의 연장일 뿐 아니라 그가 전 대통령내외를 다시 초청하고 이를 전 대통령이 수락함으로써 양국관계의 앞날은 더욱 밝아질 전망이다.
한국과 스리랑카의 협력은 한국 비동맹외교의 중대한 진전일 뿐 아니라 남남협력의 좋은 본보기다.
이런 우호관계는 인도를 비롯한 다른 남의 비동맹국가에로 확산해 나가는 것이 우리 외교의 중요한 지향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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