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초단 박정근, 뒤집기로 고근태 격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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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3국에서 박정근 초단이 고근태 3단에게 백을 들고 2집반을 이겼다. 1국과 2국에서 연거푸 반집패를 당했던 비운(?)의 박정근 초단이 벼랑 끝에서 반격에 성공한 것이다. 제주도 오션그랜드 호텔에서 벌어진 이날 대결은 무려 10시간에 걸친 총력전이었다. 초반은 흑을 쥔 고근태의 우세. 중반에 이르러선 고근태의 필승지세. 그러나 '초단'으로 정규 기전의 결승전까지 치고 올라온 박정근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필사의 승부수를 던지며 저항했고 공격에 나선 고근태가 주춤하는 사이 곤마들을 모두 타개해 계가바둑으로 이끌었다.

흑이 또다시 반집승을 거둘 것 같다는 분석이 꼬리를 이었다. 바둑사엔 3연속 반집승으로 우승한 사례가 딱 한 번 있다. 5년 전 일본 천원전에서 유시훈 9단이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 9단에게 3연속 반집승을 거둔 적이 있는데 이번에 그 기적이 반복될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끝내기에서 고근태의 실수가 이어졌고 끈질긴 투혼으로 추격전을 전개한 박정근은 기어이 2집반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4국은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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