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경제도 침체벗고 호황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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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두자리 숫자의 인풀레율. 큰폭의 구제수지적자, 높은 실업률, 그리고 빈번한 노조파업으로 내리막길에 있던, 그래서 70년대 중반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감리까지 받아야했던 영국의 경제가 활력을 되찾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도 12%를 넘는 실업률과 계속되는 노조파업 등 문제는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은 물론 대부분의 영국사람들이 확신을 갖게됐을 정도로 경제가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경제의 희복국면은 서독과 영국이 선도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영국경제가 다시 회복되고있다는 증거는▲수출의 착실한 증가(올해들어 한달 평균 85억달러) ▲철강·자동차를 비롯, 주요산업가동률의 제고▲외국인투자증가(작년 2백10건) ▲물가안정(연5%)▲국제수지혹자의 정착(연간30억달러) ▲생산성의 향상▲기업마인드의 확산▲노조파업의 감소등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76년 이후 가장 밝은 산업동향이다. 유럽국가들 가운데 영국이 이른바「영국병」에 가장 먼저 걸려 홍역을 치르더니 역시 제일먼저 회복되고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영국경제가 호조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주도하에 진행되고있는 세계경제의 호전에 힘입은바 적지않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북해유전의 기여와 정부의 경제정책이 적중, 주효한 때문이다.
북해유전은 76년부터 본격적인 원유생산에 들어가 지금은 하루평균 2백40만 배럴을 유지하고 있다.
북해유전으로 말미암아 영국은 기름의 완전자급은 물론연간 90억∼1백억 파운드의 재정수입을 거두어 들이고있는데 이는 전체 세수의 13%에 해당한다.
79년 외환통제를 철폐, 자유화시킨 조치는 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해외투자 길도 열어놓은 결과가 됐다.
주로 노동당정부하에 실시된 국가의 통제를 가능한 한 풀고 자유시장경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데 중점을 둔 정부의 정책은 경제의 활성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처」정부는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영기업을 과감하게 민영화하는 한편 생산성향상과 기술혁신에 역점을 두었다.
이와함께 반인플레 정책을 고수, 초년대 연평균 15%였던 물가상승률을 지금은 4∼5% 선으로 안정시키는데 성공했다.
시설의 현대화, 경제의 합리화에 따라 어느 정도의 실업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있으며 우선은 국제경쟁력을 키워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러한 의지는 북해유전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지 못하게 될 때를 대비한 포석이기도하다.
북해유전의 원유생산은 금년과 내년사이가 피크고 10년 후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공인되고 있다.
영국은 지금 북해유전이 끝나기 전에 국제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경제체질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벌이고있다.【런던=이제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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