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레슨] 지수상승기 투자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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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005년은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여러 투자 수단 가운데 가장 짭짤했던 한해였다. 부동산 값도 올랐다지만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고, 투자할 수 있는 계층이 한정돼 있는 데다 양도세 등 상당한 세금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에 목돈을 넣어 짭짤한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지난해부터 목돈 만들기를 위해 적립식으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많지만 목돈 굴리기를 목적으로 주식형 펀드를 선택한 투자자는 자주 보지 못했다. 올 초 800대 후반에서 시작한 종합주가지수는 3월 들어 1000포인트를 넘어섰고, 5월 한때 900대 초반으로 밀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9월 중순 1200 포인트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1300포인트마저 넘어서는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한다고 생각하고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상당한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연초 종합주가지수 고점이 가까웠다고 생각했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지수는 500~1000 사이의 장기 박스권을 왔다갔다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투자자들은 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자 완전히 가입 시기를 놓쳤다고 아쉬워하면서 다른 투자 수단을 찾아나섰다. 마음 한 구석에는 '다시 800까지 떨어지면 산다'는 다짐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대로 지수가 다시 떨어졌다고 해도 이들은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지 못했을 것이다. 상승장에서 투자하기보다 하락장에서 투자하기가 훨씬 어려운 법이다. 상당수 투자자가 이렇게 기회를 놓친 것은 자산 배분에 따른 투자가 아닌 매매타이밍에 의존하는 투자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 1분 뒤의 종합주가지수도 예견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언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고 언제 빠져나와야 할지를 종합주가지수의 변동에만 의존해 판단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투자수익의 원천은 매매타이밍이 아니라 자산 배분에 있다. 자신의 재무목표에 적합한 목표수익률을 스스로 결정해 알고 있다면, 자산의 구성 중 일정 부분은 그것이 목돈 만들기이든 목돈 굴리기든 주식형 펀드를 편입하고 있어야 한다.

김대환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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