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희의아이유학노트] ⑦진학지도 담당교사(Guidance Counselo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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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양이 이 학교에 처음 왔을때 매사추세츠주의 모진 겨울 바람 탓인지 독감에 걸려 고생했다. 향수에 젖어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W교사는 옆에 있었다. 뜨거운 코코아를 만들어 주며 K양을 다독거려주기도 했다. K양이 댄스 파티 때 함께 하고 싶은 파트너가 다른 친구를 선택해 파티를 포기하고 우울하게 기숙사 방에 틀어박혔을 때도 W교사는 K양을 학교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에 초대했다.

W교사는 K양의 대학 진로에도 영향을 줬다. K양이 명문 여자대학인 스미스 칼리지(Smith College)와 컴퓨터.경영학에 명성이 있는 카네기 멜런대(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온 입학허가서를 놓고 고심했을 때 W교사가 나섰다.

그는 K양을 데리고 대학 순례를 했다. 미국 대학들은 통상 입학을 허가한 후 지원자가 학교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교통비와 숙박비까지 부담하며 오픈 하우스(Open House) 행사를 한다. W교사는 두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M학교 졸업생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입학사무처 직원과 상담하는 시간도 주선했다. K양과 함께 도서관, 강의실, 식당과 기숙사를 돌아보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K양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줬다.

이처럼 보딩스쿨에는 진학지도 담당 교사 제도가 있다. 한 교사가 학생 대여섯 명을 담당하면서 학생의 학업 문제에서 개인적인 문제까지 상담을 통해 원활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상담교사는 매학기에 학생들에게 발송되는 성적표를 작성하고, 다음 학기에 수강할 과목을 선정해 주고, 성적이 떨어졌을 때 각 과목 선생님과 의논하며 학생의 성적 관리와 감독을 위해 노력한다. 한국에 있는 부모와 학교 간의 의사 소통이나 교류도 상담교사의 몫이다.

보딩스쿨의 교사들은 보통 학생들과 같은 기숙사나 학교 내의 개인 주택에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게 마련이다. 이들은 학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학업에 관여하며, 운동이나 특별활동 코치 등으로 학생들의 과외활동 모습을 관찰한다. 학업뿐 아니라 학생의 24시간 학교 활동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이다.

보딩스쿨에 자녀를 보내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공적인 유학을 위해 상담교사와의 빈번한 교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사춘기의 남학생은 시시콜콜한 자신의 주변 이야기를 좀처럼 부모에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상담교사의 의견이 중요한 것이다. 상담교사가 자녀의 성적표를 보내 왔을 때 적절한 코멘트를 써서 보내고, 평상시에도 e-메일을 통해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해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박영희 교육컨설팅 세쿼이어 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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