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의 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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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신성순특파원】「레이건」미국 대통령 의 중공방문 성과에 대해「아베」(안배위진태낭)일본외상은『방문자체에 큰 의의』가 있을 뿐 아니라 중공의 근대화 작업을 위한 미국의 지원약속이 미-중공간의 관계발전은 물론 앞으로의 세계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방문자체에서 의의를 찾으려 한다는 것은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다고 본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레이건」대통령은 이선념 국가주석·조자양 수상·호요방 당 총서기·등소평 당고문위주임등 중공지도자들과의 일련의 회담을 통해 경제·과학기술·군사기술면에서의 협력을 약속하고 중공측은 등소평주임·이선념 국가주석의 미국방문을 약속했다.
원자력협정의 체결도 실무적인 면에서의 성과로 지적된다.
그러나「레이건」의 방중성과가 높이 평가되지 않는 이유는 한반도문제뿐 아니라 미-중공기본관계·대만문제·대소정책등 정치적 기본구조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만문제에 대해서도 조자양 은 미국의 무기판매중지를 촉구한데 대해 미국 측은『옛친구를 버릴 수 없다』는 자세를 견지함으로써 양국의 기본정책에 아무 변화가 없음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한반도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바란다는 데는 견해가 일치했으나 중공은 북한이 제안한 3자 회담과 연방제에 의한 통일방안을 지지한데 반해 미국은 남북대화에 의한 화해를 주장, 대화가 평행선을 그었다.
일본의 중공문제전문가인「나까지마」(중도영웅·동경외국어대)교수는 이번 미-중공 수뇌회담이 미-중공관계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하고 미-중공 양국관계의 기본구조에는 아무 변화나 진전이 없었다고 논평했다.
이는 중공과 북한간의 기본관계에 아무 변화가 없으며 한반도정세 인식에 깊은 갭이 미-중공 사이에 가로 놓여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레이건」대통령이 친대만·반 중공의 기치를 걸고 대통령이 됐으나 국제 정치적 입장에서는 친 중공·반소련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으며 한편 중공도 정치적으로 대소 관계개선·대북한 관계유지라는 정책적 요구와 다른 한편으로 미·일의 경제·기술협력을 구해야한다는 모순을 안고 있어 양국 관계의 급격한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본구조아래 한반도 문제나 대만 문제도 그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중공(관계의 쟁점이 되고있는 대만 문제를 중공의 1인당 소득이 2천달러대에 접근해야만 현실적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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