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노 정부, 성완종 두 차례 사면 이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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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참여정부 시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두 차례 특별사면과 관련, “흔치 않은 일로 알고 있다. 거듭 사면을 받은 사례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왼쪽은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김상선 기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출석한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성 전 회장의 (2005년 5월) 첫 번째 사면은 냄새가 풀풀 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 측근이 경남기업에 재직하고 있었는데 사면이 이뤄진 직후 임원으로 승진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 14일 한 종편 방송은 노건평씨와 친분이 두터운 김모씨가 성 전 회장의 첫 번째 사면 석 달 후 경남기업 임원으로 승진했다고 보도했다.

 ▶황 장관=“내용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김 의원=“(2007년 12월 31일 발표한) 두 번째 사면은 더 문제예요. 사면이 이뤄지기 전에 (경남기업 계좌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갔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는 건지, 어떻게 한 정부 내에서 동일인에 대해 2년 만에 사면이 이뤄질 수 있는지, MB(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요청해 이뤄졌다고요? 이제 막 인수위 출범하려는 마당에 사면을 요청하고, 참여정부가 그것을 듣고 사면해 줄 사람들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황 장관은 ‘성 전 회장의 두 번의 특별사면이 흔한 일인가’라는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의 질문엔 “흔하지 않은 일이다. 특별사면을 거듭해서 받은 사례 자체가 많지 않다”며 “이례적인 사면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고 계시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새누리당 전신인 당시 야당(한나라당)도 두 번씩 (특별사면에) 들어간 분이 있었다”며 “드문 경우라 하더라도 그 자체가 불법 또는 로비에 의한 것이라고 속단할 수 없는데 (황 장관이) ‘조사해 보겠다’는 식으로 침소봉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에선 “성 전 회장을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발표하려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릴’ 살아 있는 권력인 당선인(MB)이 얼마나 작업을 했겠는가”(서영교 의원)라며 ‘사면은 MB 측 작품’이라고 맞섰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성 전 회장이 (두 번째) 특별사면을 받은 다음날(2008년 1월 1일) 바로 이명박 정권 인수위원으로 참여하는데 국민은 그 뜻을 아실 것”이라며 “사면 문제를 자꾸 거론하는 것은 (새누리당이) 돈 받은 걸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글=이지상·김경희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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