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대학가는길] 논술 마무리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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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논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신중하게 답안을 작성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학입시 최후의 관문은 바로 논술고사다.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은 이미 결정되어 있지만 마지막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논술고사 성적이 결정된다.

2006학년도 정시모집을 하는 199개 대학 중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25개에 불과하다.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25개 대학에는 서울시내 주요 명문대, 지방 소재 주요 명문대, 교육대 등 상위권 대학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대학은 3%에서 60%까지 논술 성적을 반영한다. 비록 3%만 반영하는 학교의 경우에도 논술고사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비슷하기 때문에 단 3%만 반영되는 논술고사에서의 점수 격차가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실시되는 논술고사는 정부에서 8월 30일에 발표한 논술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는다. 논술 가이드라인에 의해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영어 제시문을 출제했던 성균관대.한양대.경희대.동국대.서울교대는 올해엔 한글 제시문만을 출제할 전망이다.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지 않는다고 해서 논술고사가 쉬워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각 대학이 영어 제시문 대신 고전 제시문의 비중을 높이거나 도표.그래프.이미지 등 다양한 제시문을 활용할 경우 수험생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2006학년도 서울대 수시 2학기 문제에서는 정시모집 논술에서 출제된 통계지표를 통한 사회변화의 요소와 양상을 추론하는 문제가 나온 바 있다.

정시모집 논술고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원하려는 대학의 기출문제를 점검하는 것이다. 일부 학생들은 지원 대학에서 주로 출제하는 주제에 많은 관심을 갖지만 문제의 유형이 더 중요하다.

서울대는 2005년 정시모집에서 5개의 별도 문장을 제시한 뒤 그중 한 문장을 반드시 직접 인용하여 논술문을 작성는 문제를 출제했다. 또 2006학년도 서울대 수시 2학기 논술 문제중 '제시문을 비판적으로 참고하여 논술하라'는 문제도 새로운 유형이다. 고려대는 정시모집에서 '제시문에 공통되는 주제를 말하고 제시문들 사이의 관계를 밝힌 다음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라'는 형태의 논술문제를 2004학년도부터 출제하고 있다. 또 연세대는 2005학년도 정시논술에서 '첫머리에 자신의 주장을 반영한 제목을 달 것'을 요구했다. 각 대학별로 특징적인 문제 유형을 익히고 그에 맞게 논술문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각 대학에서 발표한 문제 해설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논술문의 요소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 중점 평가 요소를 공략할 수 있는 논술문 작성 요령을 익혀 두는 것도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제시문 출제에 대비하고 각 대학별로 특성화된 논술문제 유형을 익히려면 최근 3년간 출제된 주요 대학의 제시문을 읽어 보자. 제시문의 출전을 통독하는 것이 좋은 대비 방안이 될 것이다. 최근 학문적, 시사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주요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으며 고전 제시문에 대한 이해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시사주간지를 읽으면서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하고 그와 관련된 고전을 읽는 것도 권할 만하다. 하지만 단순히 글을 읽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시사 현안이 발생한 원인을 스스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주요 고전에서 찾아내는 훈련을 하자. 또 수험생 스스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연습을 해야만 실질적인 사고력과 대안 제시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강상식 학림논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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