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학<(주)럭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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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예술적 창의성없이는 어떤분야의 기업도 결코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구자학사장(54)은 예술을 통한 생의 이해못지않게 기업경영도 예술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다. 예술적 감각이야말로 기업의 생명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한가지 염료를 만들더라도 재료는 같아도 처리하는 온도나 배합기술, 시간이 마치 음악의 오키스트러처럼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좋은 제품이 나옵니다. 그 조화는 바로 창의성에서 우러나는 것이지요』 특히 정밀화학재품을 주로하는 럭키에서는 창의성이 더 요구되고그래야만 훌륭한 신제품을 개발, 선진국을 능가할수 있다는 신조다.
때문에 사원들에게도 『예술에 대한 이해』를 늘 강조한다.
사장응접실 뿐만아니라 회의실곳곳에는 그림이 유난히 많이 걸려있다. 또 무용발표회나 미술전람회가 열리면 수시로 티킷을 구입, 임직원들에게 관람하도록 한다. 스스로도 예술에 심취해있지만 평소 그런 분위기에 친숙해지면 예술적 감각이 생기고 그것이 제품개발에도 연결된다는 것.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그가 기술개발에 쏟는 노력도 각별하다. 79년에 설립된 럭키중암연구소에 올해 1백30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비롯, 매출액의2.7%를 기술개발비에 충당하고 있다. 중앙연구소직원들에게는 출퇴근부를 없앴다. 예술인에게 작업시간이 따로 없듯이 창의적 기술개발에 속박이 있을 수 없다는 논리다.
영업·인사에도 창의적 노력을 요구한다.『동지날 팥죽맛이 집집마다 다르듯』모든 기업의 영업방식이 같을수는 없다. 새로운 판촉방법 인사관리제도하나가 상품개발못지않게 회사의 발전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도 열흘정도 각공장을 들르기위해 지방출장을할정도로 현장확인형.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예고없는 체크를 좋아한다.
『가끔 밤늦도록 일하다 현장에서 야전침대를 놓고 자는 사원을 보면 그렇게 흐뭇할수가없습니다. 어려운 일을 혼자서 끙끙대다가 이튿날 묵묵히 일하는 사원, 여자라면 그런 사람이 매력만점이겠지요. 그는 1등을 싫어한다. 신입사원 선정에도 성적보다는 가능성과 인간성을 중시한다. 창의적 자질이란 바로 그런 사람들속에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넓은 바다로 나가 세계를 알고 웅지를 한번 펴보겠다는 생각에서 해사를 졸업했고 그인연으로 지금은 대한조정협회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연말엔 남편을 혹사시켜 미안하다는 내용과 새해 복많이 받으시라는 편지를 전직원집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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