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체신성 부상 등 고위직 대거 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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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엔 상당한 고위급 인사들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심철호 체신성 부상, 김승곤 인민무력부 정찰국 처장, 김병순 외교부 부부장, 심은택 양강도 검찰소장, 장춘권 인민경비대 7총국 여단장, 염정제 평양 모란봉 검찰소장, 김종수 인민무력부 작전부 소장 등 고위 간부들과 황성진 인민무력부 해금무역회사 사장 등 북한 국영기업 책임자들이 대거 나온다.

이들의 수감 사유는 대부분 반체제 발언 등 체제 관련 사안이거나 횡령 등의 돈 문제다. 발표에 따르면 심 체신성 부상은 국가보위부가 자신을 도청하자 "간첩도 못 잡으면서 왜 도청만 하느냐"고 말했다가 2001년 9월 수감됐다. 김 인민무력부 정찰국 처장은 이른바 '북한판 유학생 간첩단 사건'이라는 독일 유학생 사건에 연루됐다. 황 해금무역 사장은 해외 출장 중 북한과 수준을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가 문제가 됐다고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주장했다. 박영기 인민무력부 비로봉 무역회사 신의주 지사장은 "국민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한다"고 비난하다 발각됐다.

수감 사유 중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살해 음모 혐의도 포함돼 있다. 함남 66호 사업소 노동자 이명학.이학은 평소 폭파용 도화선을 가지고 다니며 김정일 위원장이 탑승하는 1호 열차를 폭파시키려 한 혐의다. 북핵 시설에 대한 기밀 누설 사유도 있다. 노동당 131 지도국의 천창희 분대장은 현역 군인인 형에게 핵 시설 건설에 관한 이야기를 한 뒤 99년 11월 요덕수용소로 끌려왔다는 것이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131 지도국은 핵 시설 건설 담당 부대라고 주장했다. 김일성 초상화를 중국으로 밀매하다가 잡힌 노동자도 명단에 나온다.

특별취재팀=이영종.채병건.서승욱 기자(정치부), 박현영 기자(국제부), 백일현 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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