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전 갖는 국전초대작가 이경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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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전관문을 통과, 초대 작가가 된 유일한 여류서양화가 이경순씨 (56)가 18일부터 23일까지 롯데미술관에서 작품전을 연다.
이씨는 1953년 2회 국전에『정물』로 초임선의 영광을 안고, 그후 무려 16차례나 연 입선, 4번의 특선을 기록한 끝에 추천·초대작가의 자리에 오른 끈기 있는 화가다.
그가 꾸준한 자기 성장과정에서 보인 수법은 시종 사실적인 구상.
『이번에 내놓은. 작품들은 배경 설명을 줄이고 단순화시켰습니다. 딱딱하지 않게 붓 자국도 남겨 봤지요. 좀 부드러운 것 같아 다행이에요』
인물·풍경·정물 등 유화에 수채화를 곁들여 45점이나 출품한다.
이중에서 주조서 이루는 게 장미-.
『나의 스승인 김인승 화백의 영향도 있지만 내가 출강하고 있는 이대 뜰에도 장미가 피어 있고, 친정 집에도 흐느러져 자연 장미를 많이 그렸습니다』
이씨의 깨끗하고 예쁜『하dis장미』는 정평이 나있다.
『남성들하고 겨뤄도 지고 싶지 않은데 세상 사람들은 여성을 얕잡아 보는 것 같아요. 말로만 우먼파워니 여성 상위시대니 하지만 강단에선 남성의 그늘에 눌려 소외당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 때문에 더 열심히 그리긴 했지만 늘 서운한 마음이 남아있어요』이씨는 2남1녀를 남 못지 않게 훌륭히 키우면서 한해도 거르지 않고 국전에 출품한 열성파-.
주부로 20년을 국전에 매달리고, 14년을 모교에 출강하면서 2년마다 한번씩 작품전을 연 기록을 세웠다.
이씨는 딸 조기주양(29)과 이대서양화과 동문이며 어머니는 구상, 딸은 비구상이지만 서로 간섭하지 않고 채찍하는 사이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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