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요즈음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 강력사건으로 경찰의 범죄예방 기능과 수사력에 대한 우려가 심각히 거론되고 있다.
방범비상령과 강력범특별단속령을 비웃듯 살인·강도·아녀자추행 및 폭행사건이 거의 날마다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범죄를 다스리는 검찰관까지 피습을 당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강력범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국민은 급기야 자체 방범망을 구축하거나 가까운 이웃과 합세하여 경비체제를 갖추는 형편이다. 날이 갈수록 늘어만가는 치안수요에도 불구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병력과 수사장비등 우리경찰의 제반여건을 이해하면서도 그칠새없는 강력사건 앞에서 국민의 생명과·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해야 할 겅찰의 소임에 대해 납세자인 국민들은 비판과 의구의 화살을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경찰의 고충을 우리가 외면하자는 것은 아니다. 낮은 봉급, 더딘승진. 인력의 부족, 학력의 저하, 비과학적인 수사장비등은 숫적으로 늘어가고 질적으로 지능화해가는 범죄에 대처하는데 물리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며 경찰의 사기마저 떨어 뜨리고 있다. 경찰의 사기가 손상돼 있다는 것이 수사기능을 약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자(일부지방4월1일자) 중앙일보 7면에 실린 『용감한 겅찰관들』의 얘기는 우리에게 많은 느낌을 준다. 범인을 체포하려고 스스로의 생명의 취험까지 무릅쓴 경관들의 얘기이다.
범인을 끈질기게 추척하다가 마주쳐 범인의 낫과 칼에 찔리면서도 끝내 범인의 손에 수갑을 채울 때 까지 자신의 가슴에 칼이 꽂힌지도 몰랐던 조균행경위의 얘기. 모녀를 살해한 범인과 수십분동안의 혈투 끝에 수갑을 채우긴 했으나 은몸을 범인이 휘두른 칼에 의해 난자당한 김영철경사와 이윤구경장.
이들은 현재 우리경찰이 처해 있는 여러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명을 투철하게 이해하고 맡은바 소임을 철저히 수행한 경찰관으로서 훌륭한 귀감이다. 수사관으로서 수범을 보인 것이다.
수사를 의뢰한 피해자를 농락하고 금품을 갈취하는등의 일부 독직의 무리가 있는가 하면 살신의 각으로 임무를 다하는 공복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지난 1년동안 범인체포 과정에서 부상한 경찰관이 57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용감한 경찰관들의 투철한 사명의식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모든 경찰관이 범인에 의한 반항과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어 아니다. 경찰관의 개인적인 생명도 보호돼야 한다. 10수년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 경찰관의 능력과 역할이 범인 하나 체포하는데서 끝나는 단회적이어서는 안될 것이며 지속적인 임무수행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보다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수사기술과 호신술에 능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기승을 부리는 강력사건에 임하는 경찰관들이 더욱 투철한 사명감과 직업의식으로 사기를 분발해 하루속히 국민이 안심하고 살수 있도록 치안과 질서를 확보해주기 바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