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힘내라… 동병상련 이대호, 추신수, 정근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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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추신수·정근우·이대호 사진 중앙포토DB]

이대호(소프트뱅크), 추신수(텍사스), 정근우(한화). 33살 동갑내기인 셋은 부산 출신으로 어렸을 덕부터 같이 야구를 한 사이다. 셋 모두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서면서 한·미·일에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셋은 나란히 부상과 부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추신수는 FA(자유계약선수)로 지난해 텍사스에 입단했지만 발목과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다. 123경기에 나가 타율 0.242·13홈런 40타점. 절치부심한 추신수는 일찌감치 수술을 받고 겨우내 재활에 힘썼다. 그러나 시즌 초반 타율은 0.182에 그치고 있다. 갑작스런 등 통증 때문이다. 지난 11일(한국시간) 휴스턴전에서 3이닝만에 교체된 추신수는 이튿날은 아예 빠졌고, 13일에도 대타로 나왔다. 14일 경기에서는 공을 잡았다 놓치는 실수까지 했다.

이대호 역시 1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13일까지는 6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면 타율이 1할9리(46타수 5안타)까지 떨어졌다. 홈런도 단 1개. 시즌 초반이지만 심각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소속팀 소프트뱅크도 시즌 초반 퍼시픽리그 4위(7승1무6패·14일 현재)에 머물고 있다.

그래도 둘은 경기라도 나가고 있다. 정근우는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 도중 송구에 맞아 턱을 다쳤다. 한동안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 할 정도의 큰 부상. 결국 시범경기에서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정근우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훈련은 1군에서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다.

다행인 건 세 선수 모두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추신수는 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LA에인절스전에서는 5번 우익수로 나서 4타수 1안타와 함께 멋진 송구로 주자를 잡아냈다.

이대호도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최근 구도 기미야스 소프트뱅크 감독은 "지금은 괴롭겠지만 계속 경기에 내보낼 것이다. 그래야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감독의 신뢰에 보답이라도 하듯 14일 오릭스전에서 시즌 첫 멀티히트(3타수 2안타)를 때렸다.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과 스트레칭 정도만 소화했던 정근우는 14일부터 수비 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주말부터는 타격훈련도 재개한다. 1군 복귀가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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