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제주 거상 '김만덕 객주터'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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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건입동에 새롭게 조성된 ‘김만덕 객주터’.

조선시대 여자 거상으로 이름을 떨친 김만덕(1739~1812)의 삶을 보여주는 객주터가 제주항 인근에 재현됐다.

 제주도는 지난 2013년 7월 착공한 ‘김만덕 객주터’ 조성 사업을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선 후기 거상이자 의녀였던 김만덕의 나눔과 상생의 정신을 후대에 계승하기 위해서다.

 객주터는 제주시 건입동 2146㎡ 부지에 조선시대 양식의 초가 8동(390.66㎡)을 지었다. 3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김만덕이 살던 고가 4동(246.42㎡)과 객주 시설 4동(144㎡)을 꾸몄다.

 고가는 조선시대 제주도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물품으로 채워진다. 다용도실 등 제주 지역 주택 특유의 공간인 ‘고팡’이 특히 눈에 띈다. 고팡에는 새끼줄을 꼴 때 사용하는 ‘들물레’ ‘자세’ 와 곡물 이삭을 훑어내는 ‘그네’, 농업용수를 대는 데 쓰던 ‘무자위’ 등 다양한 농기구가 전시된다.

 객주는 상인들이 물건 매매를 알선하고 여행객들이 쉬어가던 곳이었던 만큼 밥을 먹거나 쉬어가는 인형이 곳곳에 설치됐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객주터 인근에 김만덕 기념관의 건립도 완료됐다. 본래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 안에 있던 것을 객주터 인근으로 옮겨왔다. 연면적 2902㎡인 기념관 건립에는 160억원이 투입됐다.

 김만덕은 1794년 제주도에 흉년이 들자 뭍에서 쌀 500섬(72t)을 사들여 제주도민을 구휼했다. 이 같은 선행에 감명을 받은 정조는 김만덕에게 ‘의녀반수’라는 여성 최고의 벼슬을 하사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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