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1TV 「꼭 서울에만 있어야 하는가」|「만원 서울」의 문제점·개선책 등 잘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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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기획·제작·효과의 3박자가 고루 갖추어져야한다. 아무리 기획의도가 훌륭하다해도 서투른 제작은 시청자로부터 외면당하게 마련이다. 근래 방송프로그램을 보면 기획의도는 신선하고 의욕적이나 실제의 제작력-구성·메시지의 질·진행 등-이 미치지못해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많다.
KBS 제1TV가 23일 방영한 연중기획 『지금은 지방시대』제3편 「꼭서울에만 있어야 하는가」는 기획의도와 제작이 모처럼 일치를 거둔 우수한 프로그램이었다.
약 2시간에 걸쳐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만원 서울」의 문제점과 개선책제안을 기자의 리포트·외국의 성공사례·전문가의 의견 등으로 엮어나갔다.
문제제기에서 서울시의 주거면적·산소량을 통해 서울이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이어 이같은 문재해결을 위해 ▲행정주도의 건설 ▲정부투자기관의 지방분산 ▲지방금융의 활성화 ▲일류대학의 분교화 ▲상권의 분산 ▲의식개혁 등을 차례로 더듬어 나감으로써 지방시대가 하루속히 이뤄져야한다는 결론을 설득력있게 유도해냈다.
포항제철의 성공사례가 일부 겹치고, 행정수도 건설에 보다 성공적인 것으로 소개된 파키스탄 대신 브라질이 소개되는 등 구성의 완벽함에는 약간 미흡함이 엿보였지만 메시지의 질·진행의 처리 등 모처럼 깔끔한 솜씨를 볼 수 있었다.
탈서울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므로 특별히 새로운 기획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이 돋보인 것은 바로 우수한 제작력이 튼튼한 받침대가 됐기 때문이다.
과연 이 프로그램이 지방화에 얼마만큼의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이직은 미지수이나 만성화된 서울집중에 대해 시청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위주기엔 충분했다고 할수있을것 같다.<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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