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 해결에 「브로커」 있을수없다"|미 하원 청문회 발언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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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음은 20일 있었던 미하원동아시아-태평양 소위에서있은 한반도문제 청문회의 발언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존·몬조」 미국무성부차관보=미국의 기본원칙은 한반도의 장래에 관한 결정이 원초적으로 두한국에 의해 내려져야 되기 때문에 남북간의 직접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북한이 한국을 동등한 자격으로 수락할 용의가 있는지 회의적이다.
우리는 또 북한제의의 요점에 대해 심각한 유보를 갖고 있다. 그들이 제시한 의제는 한반도 긴장완화를 저해하는 요소들을 논의할 의사가 있는지 의심케 한다.
특히 평화협정체결과 주한미군철수문제는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논의 되어야지 평양이 제의하듯 선행조건이 될수는 없다고 본다. 주한미군철수문제는 원초적으로 한미양국 문제로서 모든 협상이 성공한 다음에 논의되어야 된다.
우리는 한국정부의 남북 직접대화방안에 동감이다. 미국이나 중공, 또는 다른 어느나라도 한반도문제 해결의 브로커가 될수 없다.
그러나 중공은 한반도관계 회의에 긍정적기여를 할 수 있으며 미국과 함께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모색할 책임을 공유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중공이 제한된 자원을 장기적 경제발전에 집중시키기 위해 그들 주변의 긴장을 완화시키고자 한다고 믿는다.
중공은 북한의 제의를 지지하면서 보도를 통해서는 남북대화에 대해 북한이 신축성있는 입장을 갖고 있음을 강조해왔다.
중공은 한반도회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꺼린다는 의사를 표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이 원한다면 후기단계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우리는 긴장완화조치를 논의하는 일은 남북대화의 재개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식회담 없이도 긴장완화를 기할수 있는 조치들이 많다. 한국 정부는 남북전화선 재개·우편교환및 이산가족의 교환방문을 제의했다.
유엔군 사령부는 판문점을 통해 비무장지대부근에 오판에 의한 위험사태를 방지할 신중한제의를 했다.
북한은 이런 제의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면 그들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상호간에 완화하는 것을 진심으로 원한다는 성실한 시사가 될 것이다.
▲「월리엄·글라이스틴」전주한미대사=한반도문제에관한 협상은 기본적으로 당사자인 남북한간에 이루어져야하며 궁극적으로는 한국전 참전4개당사자간의 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반도에 군대를 보유하는 남북한과 미국간의 3자회담이 기술적인 도움을 주게 될지도 모르나 일본과 소련이 배제된다면 최종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문제에 관한 협상형식에 융통성을 보여야겠지만 이에 대한 조건으로 북괴는 사전에 협상의 요체로서 남북한간의 쌍무적인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긴장완화와 궁극적으로는 한반도통일에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계획들을 개선시켜야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 한다. 우리의 안보를 보다 확고히 할 수 있는 어떠한 새로운 조정이 없는 한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과 미국·중공·소련에 의한 남북한교차 승인및 교차접촉은 물론 남북한간의 문화·경제및 정치적접촉을 위한 조직적인 계획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상대방과 어떠한 문제에관한 토의에도 동의하겠지만 북괴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1차적인 신뢰구축조치들에 동의하지 않는한 우리는 우리의 기본입장을 변경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야 한다.
▲「랠프·클라프」교수=지난30년동안 한반도 문제에 관한 북한의 기본목표는 주한미군철수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이러한 기본목표아래 74년이래 북한측은 1953년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시키기 위해 한국측을 제외시키고 미국과 직접대화를 시도해 왔다. 여기에는 물론 주한미군철수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반해 한국측의 한반도 문제해결입장은 우선 상호간의 깊은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군사적문제에 앞서 이산가족재결합등 해결하기 쉬운 문제부터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가자는 것이다.
최근 북한측이 제의한 3자회담의 동기는 불분명하다. 우선 이제의가 나온 시점이 랭군폭발사건을 일으킨 바로 전날인 작년 10월8일이라는 점에서 랭군사건을 호도하기위한 인상이 짙고 동시에 지난 3년동안 한국정부가 제시한 긴장완화방안에 대해 침묵만을 지킬 수 없어 내 놓은 것 같다. 그러나 이 제의가 새로운 요소도 담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은 이를 일축하지말고 신중한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3자회담이 한국과 미국측에 받아 들여지려면 모든 회담당사자들이 모든 문제의 협상에 참석해야되고 한국전쟁의 직접당사자인 한국정부가 어떠한 평화협정에도 당사자로서 참석해야 하며, 또 한국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한 중공도 평화협정에 참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돼야 한다.
▲이정식교수=한반도문제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으려면 공식회담보다 비공식 회담방식을 택해야 된다. 회담의 중요의제는 긴장완화의 방식이다. 미군의 역할, 남북한에서 제작하거나 수입하는 무기의 성격, 비무장지대 양편에 배치된 무기의 규모와 성격등도 논의 되어야 된다.
이런 회담에서 남북한이 서로에 대해 갖고있는 두려움의 원인이 노출되고 그런 두려움을 제거할 현실적인 방법이 논의되면 유익할 것이다. 남북간에 교역과 경제교류를 하는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
미국은 남북한에 대해 비공식회담을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다른 관련국가들도 필요하면 이에 가담하거나 별도로 협상을 병행할수있다는 양해를 해야된다.
미국은 동시에 북한을 국제사회에 끌어 들이기 위해 팀스피리트 군사연습의 규모를 줄이고 미-북한간의 학자·문화교류를 포함한 이지역 각국간의 문화교류를 권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남북대화가 국내정치목적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난을 없애기 위해 보다 민주주의적 제도를 확립하도록 권장되어야 한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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