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로보트 시스팀 국내서도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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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에서도 시각 기능을 가진 로보트 시스팀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 변증남 박사팀(전기·전자공학과 제어계측연구실)이 82년 개발에 착수, 2년만에 완성을 본 이 로보트시스팀은 무질서하게 배열된 채 움직이는 어떤 형태의 물체도 즉각 시각으로 감지해 이를 쥐어 운반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 시스팀을 산업 분야에서 실용화 할 경우 각종 부품의 제조 및 조립공정에 참여시켜 공정시간 단축 및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인 공장도 실현시킬 수 있게 된다.
변 박사팀이 개발한 이 시각로보트시스팀은 로봇·시각 감지 장치·메인 컴퓨터 그리고 이런 장치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인터페이스로 구성되어 있다.
물체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돼 오면 시각감지장치(카메라와 이미지 디지타이저)는 물체를 포착, 형상을 디지틀화해서 자체에 부착된 마이크로컴퓨터로 보낸다.
마이크로컴퓨터는 들어온 자료를 토대로 형상을 분석하고, 물체의 무게중심·이동 속도 등을 계산해서 메인 컴퓨터와 인터 페이스로 보내 준다.
메인 컴퓨터는 시각감지장치에서 마이크로컴퓨터를 통해 들어온 자료를 분석해 로보트가 어떤 방향으로 축을 풀고 얼마만한 속도로 물체에 접근해서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가를 계산해서 다시 인터 페이스를 통해 로보트에 작업 지시를 내린다.
로보트는 인터 페이스를 통해 들어온 메인 컴퓨터의 지시와 시각 감지 장치에 직접 보내진 정보에 따라 물체를 집거나 이동시키는 작업을 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초점이 되는 부분이 움직이는 물체를 어느 순간에 어떤 각도로 집어 올리느냐는 과제.
변 박사팀은 PDPI11/34라는 중형 컴퓨터를 써서 시각 감지 장치로부터 전달된 형상을 분석, 2차원적인 해석을 하고 물체의 이동 속도와 놓인 위치를 순간적으로 계산, 로보트로 하여금 즉각적인 반응으로 물체를 들어올리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변 박사는 『이번 연구에 쓰인 컴퓨터가 중형이고 로보트도 5축 운동만이 가능한 수준의 것이기 때문에 이 시스팀을 즉시 산업실용화할 수는 없지만 산업용 로보트 선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인 2차원적 해석에 의한 순간 적응 시각로보트시스팀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팀은 여러 개의 로보트를 일관 작업 공정에 투입시켜 공장자동화에 쓸 수 있는 멀티 로보트 시스팀도 완성시켰다.
이 시스팀은 여러개의 로보트가 각각의 마이크로 컴퓨터에 의해 작동하되 전체적으로는 메인 컴퓨터에 연결돼 하나의 일관공정시스팀을 구성하게 됨으로써 다품종 소량생산 추세에 있는 각종 산업현장에 적용할 경우 획기적인 공정시스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두가지 로보트 시스팀은 아직은 실험실을 벗어나지 못한 수준에 있다.
변 박사팀은 시각 로보트의 개선을 위해 금년 3월부터 시각 장치를 로보트에 직접 부착하는 과제와 물체를 3차원적으로 해석해서 로보트의 작업 정밀도를 제고시키는 연구를 시작했다.
3차원적 해석에 의한 시각로보트 시스팀은 선진국도 개발 과정에 있는 미개척 분야로 이것이 완성되면 작업 정밀도가 미크론(1천분의 1mm)단위까지 내려가는 초정밀 자동 공정이 가능해진다.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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