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가 밝힌 외교정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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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경쟁에 혜성처럼 나타난 「게리·하트」상원의원은 지난16일 시카고 외교연구원에서 자신의 외교정책 기조를 처음으로 밝히는 연설을 했다.
다음은 이 연설의 요지다.
『소련과의 관계에서의 상호주의, 우방 및 맹방과의 관계에서의 신뢰성, 제3세계와의 한계에서의 자제성이다.
소련과의 관계에서 상호성을 기조로 한다고해서 우리가 서로를 좋아하거나 신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상호성의 정신은 두 초강대국이 공존을 위한 결의에 찬 노력을 할 것을 서로 요구하며, 무력투쟁 이외의 방법으로 견해차이를 해결하고 상호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서로 현장확인을 할수 있는 협정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서로간의 정당한 안보적 관심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
이 정신은 조기에, 또 정기적으로 양국 지도자가 회담을 갖는 것을 요구한다. 이 정신은 두 초강대국중 어느쪽도 무기경쟁이나 핵전쟁에서 승리할수 없다는 현실적 인식을 요하며 우리가 현재의 정책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전쟁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한다. 우리의 맹방 및 우방과의 관계에 신뢰성을 도입한다고해서 미국이 우방의 모든 개별적 요구와불평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아니며 모든 공통관심사에 대해 협의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정신은 우리가 우방의 모든 정책과 주장을 공개적으로 승인해야됨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비판을 할 경우 공개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우방을 난처하게 하지않고 비공개 회담에서 의사를 전달한다는 것을 뜻한다.
제3세계와의 관계에서 자제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우리시대의 냉엄한 현실을 직시함을 의미한다.
제3세계 문제가 미국의 문제는 아니며 미국적 해결책이 적용될 수는 없다는 것이며, 제3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혁명이 동서간의 투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며, 모스크바와 쿠바가 일으킨 것보다 여러배의 많은 혁명이 굶주림과 압제로 야기되었으며, 미국은 민주주의적 가치관과 혁명적 전통에도 불구하고 제3세계의 투쟁에 있어서 압도와 부패와 특권층의 편을 지원해서 결과적으로 패자편을 들어왔으며 제3세계의 내분에 미국이 군사적 및 비밀 개입을 함으로써 반대파의 민족주의를 부채질하여 소련의 개입기회를 증가시켰다는 현실을 뜻한다.
간단히 말해서 미국의 의지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려 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나 자유를 갈구하는 민중의 부르짖음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된다. 』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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