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가 3번째 등판에서 달라진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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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47) 넥센 감독의 꾸지람과 손혁(42) 투수코치의 가르침이 넥센 사이드암 한현희(22·넥센)를 일깨웠다.

한현희는 올 시즌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했다. 사이드암이긴 하지만 시속 150㎞에 가까운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가졌기에 납득이 가는 변환이었다. 그러나 개막 후 두 차례 등판은 실망스러웠다. 지난달 29일 한화전(5이닝 4피안타 3실점)에서는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4일 SK전에서는 4이닝 5피안타 6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절치부심한 한현희는 10일 목동 kt전에서 7이닝 동안 볼넷없이 안타 3개만 내주고 무실점하고 데뷔 첫 선발승을 올렸다.

프로야구에서 감독이 선수와 직접 대화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러나 염 감독은 2경기 연속 부진했던 한현희를 직접 불렀다. 염 감독은 "현희를 처음으로 혼냈다. 한현희는 올해 2억3000만원으로 손승락 다음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투수다. 그렇게 많은 연봉을 주는 건 모범이 되라는 뜻인데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특히 지적한 부분은 겨울 동안 훈련한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한 것이었다. 염 감독은 "체인지업을 던지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오른손타자에게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졌다. 몸맞는 공을 두려워해서였다. 5회 이후에는 손혁 코치가 체인지업을 던지라고 했고 그제서야 던졌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손혁 코치도 투구방식의 변화를 지적했다. 손 코치는 "현희가 선발로 처음 전환했다. 완급 조절이란 걸 해 본 적이 없다. 앞선 등판에서는 무턱대고 힘을 조절하다 보니 볼넷도 많아지고 투구수도 자연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kt전에서 7회까지 111개의 공을 던졌다. 적극적으로 던지면 삼진이 많더라도 오히려 투구수가 줄어든다. 현희가 이번 경험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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