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줄기세포 진위 공방, 정부가 매듭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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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MBC는 1일 밤 뉴스데스크에서 PD수첩팀이 황 교수팀으로부터 건네받은 줄기세포 5개의 DNA를 검사한 결과 2개는 환자의 것과 일치하지 않았고 3개는 판독이 불가능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즉 "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배양했다는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리 논란과 관련한 황 교수의 해명으로 사태가 진정되길 기대했던 국민에겐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황 교수팀은 물론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조차 가짜 가능성을 강력 부인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문제는 진위가 어느 쪽으로 밝혀지든 한쪽은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 아닌가.

공개된 취재일지를 보면 황 교수와 PD수첩팀은 거의 한 달간 줄기세포의 진위 검증 절차를 진행해 왔다. 1차 검사에서 불일치 판정이 나온 뒤 황 교수 측이 "검증작업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2차 검증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황 교수 측은 '말이 안되는 얘기'라면서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의혹이 제기된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이 시점에서 의혹 부풀리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MBC는 일단 문제를 제기한 만큼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 결과를 기다리기를 권한다. 반면 칩거 중인 황 교수나 외국을 돌고 있는 안규리 교수는 이제 직접 입을 열어야 한다. 그들에겐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줄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