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등 3대 석유회사들 미국내 천연가스 채굴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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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전 개발에 정열을 쏟던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이젠 미국 내 천연가스 개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엑손모빌.BP.로열더치셸 등 세계 3대 석유회사들은 그동안 채굴의 어려움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미국 내 천연가스 시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천연가스는 대륙 서쪽의 로키산맥과 동쪽의 애팔래치아산맥, 텍사스주에 많이 묻혀 있다. 그러나 지형이 험준한 데다 두꺼운 암석을 깨고 천연가스를 추출해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석유회사들은 매장량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고압의 물을 쏘아 암석을 깨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적은 비용과 보다 쉬운 방법으로 천연가스를 채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텍사스주 바넷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천연가스를 추출하고 있는데, 아직도 매장량의 10%를 추출했을 뿐이다. 석유회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이다.

석유 관련 컨설팅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엑손모빌 등 3개사가 미국 내 석유 탐사와 시추에 69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올해는 천연가스 개발로 인해 투자비가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석유.천연가스 개발에 몰두하던 이들 회사들이 미국 내에서 과감한 투자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유가 상승과 함께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하면서 미국의 전기생산과 난방에 필요한 천연가스가 크게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아진 것도 석유회사들이 미국 천연가스 시추에 나서게 된 배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미국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그동안 독립적으로 천연가스 시추에 나섰던 중소형 회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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