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동호회가 국제대회 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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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테니스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이번 대회를 마련했습니다."

지방의 한 테니스 동호인 클럽 회원들이 테니스 국제대회를 유치했다. 부산의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테사모.회장 양태현)은 '2003 부산오픈국제남자 챌린저 테니스대회'를 다음달 7일부터 14일까지 금정체육공원 테니스코트에서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대회가 관심을 끄는 것은 순수한 테니스 동호인 클럽 회원들이 침체에 빠져 있는 테니스 활성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상금을 마련해 대회를 유치했다는 점이다.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국내대회를 치러냈던 테사모지만 올해 국제대회로 격상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우선 이번 대회를 위해 33명에 불과한 정회원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상금 미화 2만5천달러(약 3천만원)를 마련해야 했다. 회원들은 대회 규모를 좀 더 키우고 싶었지만 재정적인 문제가 가장 걸림돌이었다고 한다.

또 대회 용품 등을 지원받기 위해 일일이 향토기업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생업에 타격을 받는 회원들도 있었지만, 대회 직전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며 포스터를 직접 붙이는 등 끝까지 정성을 다했다.

국내 대회로 치러진 지난해까지도 이형택 선수 등 국내 테니스 간판격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는데 올해에는 세계 랭킹 170위권 선수들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강자들이 대회에 대거 참가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의 단식과 복식 우승자에게 부여되는 ATP랭킹점수가 50점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는 윔블던대회 등 4대 메이저급 대회에서 32강에 들어야 획득할 수 있는 높은 점수다.

테사모 측은 또 국제대회인 만큼 시상식 때 부산시장 등을 초청할 계획이다.

테사모 유호재 기획이사는 "창원시가 올해 유치한 여자국제대회를 치르기 위해 대회경비 전액을 시 예산으로 지원할 계획인 데 비해 부산시는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아쉽다"며 "부산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부산시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

<사진 설명 전문>
'테사모'가 지난해 개최한 대회 때 시상식 모습. 뒤편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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