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번엔 미국 향해 "천안함 날조했다"며 10552자 '고발장'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천안함 폭침 5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천안함 사건은 미국이 동북아 지역 군사적 패권 강화를 위해 꾸며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이날 '고발장'에서 "천안호(천안함) 침몰사건은 철두철미 미국의 치밀한 정치군사적 이해타산으로부터 고안되고 실행된 모략극·날조극"이라며 2010년 천안함 사건 직전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 등으로 동북아 지역 '침략무력 철수' 압박을 받고 있었다며 지역안보 불안을 고조시키고자 천안함 사건을 조작했다는 논리를 폈다.

이 '고발장'은 또 천안함 사건 관련 남측 사회 일부의 연구 결과 및 일부 언론 보도 및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인용하며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 아닌 미군 잠수함과의 충돌로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안함 이후 서해 5도 지역이 "최대 열점지역"으로 떠올랐다며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도 미국 탓으로 돌렸다. 총 10552자에 달하는 장황한 '고발장'은 미국이 천안함 사건 진상규명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도 서술했다.

북한은 지난 20일엔 "미국이 제2의 조선전쟁 몰고 있다", 21일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관련 "조선반도를 전쟁 불마당으로 만들려는 (미국의) 피 비린 전쟁행위"에 이어 23일엔 "철면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반납하라"는 등 대미 도발을 계속해왔다. 이에 대해 경남대 김근식(정치학) 교수는 "북한은 수개월간 계속해서 '미국이 동북아와 조선반도를 전쟁에 몰아넣는다'는 대미 설전을 꾸준히 벌여왔다"며 "여기엔 미·중 갈등 및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을 북측에 유리하게 이용하겠다는 북한의 속내가 숨어있다"고 풀이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