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經推委 둘째날 못열려

중앙일보

입력

5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회담 이틀째인 21일 하루종일 멈춰섰다. 전날 북한 측의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에 따른 파문이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창련 위원장은 전날 회의에서 "남측이 핵문제요 추가적인 조치요 하면서 대결 방향으로 나간다면 북남 관계는 영(零)으로 될 것이며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남측은 이날 북측에 전날 발언에 대한 해명과 함께 발언 내용 공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북측은 최근 한.미 공동성명에 담긴 '추가적인 조치'등을 언급하며 맞섰다. 결국 경추위는 이날 계속 파행됐고, 오후 7시 예정됐던 남북 대표단 만찬까지 무산됐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파행과는 달리 남북 모두 회담 결렬을 원치 않아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남북 양측은 공식접촉을 갖지 않는 가운데도 연락관 간 접촉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수시로 교환했다.

남측 대변인인 조명균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이날 오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데드라인은 정하지 않았다"며 "중요한 것은 회의를 진행할 분위기가 있다면 시간이 짧더라도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측 위원장인 김광림 재경부 차관은 취재진에게 "내일(22일) 귀국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거나 "분위기가 풀리면 시간은 아직도 많다"고 밝혀 북측이 남측의 해명과 사과 요구에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경협 논의를 재개할 뜻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남측 대표단은 22일 오전 9시로 예정된 평양 출발 시간을 늦춰서라도 회의를 속개할 가능성도 있다.
평양=공동취재단, 이상렬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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