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준위 해체하라던 북한 … 오늘 개성공단 방문 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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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을 비롯한 통일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북한 당국의 승인을 받아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이번 방북은 북한이 지난 10일 정종욱 통준위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관련 발언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통준위 해체를 요구한 상황에 이뤄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24일 “통준위 사회문화분과위원장인 김 전 장관을 비롯한 9명에 대해 북한이 방북을 승인했다”며 “25일 당일 개성공단 내 탁아소의 모자(母子)보건사업 실태를 살펴보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방북단에는 북한 인권 전문가인 이금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과 대북 의료협력을 다뤄온 황나미 보건사회연구원 박사 등 통준위 전문위원도 포함됐다.

 이들은 통준위가 아닌 ‘국제보건의료재단’ 멤버로 방북을 신청했다. 정부 관계자는 “통준위 소속임을 파악하고도 방북을 허용한 배경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실제 입경을 허용할지 여부와 방북 시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이번 방북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의 방북허용은 통준위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 상황에다 천안함 폭침 5주년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김성재 분과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때 문화부 장관을 지냈고, 최근 이희호 여사의 방북 문제를 북한과 협의하는 등 북측과 채널을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김 전 장관의 개성공단 방문을 통해 북한이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대남 탐색전을 벌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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