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27%, 라돈 기준치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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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환기를 잘 하지 않는 겨울철에는 실내 공기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Radon)이 기준치 이상으로 치솟는 집이 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8일 2013년 12월~2014년 2월 실시한 ‘전국 주택 실내 라돈 조사’에서 표본 6648가구 중 16.3%가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개선 권고 기준인 ㎥당 148㏃(베크렐, 방사능 단위)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단독주택은 26.7%, 연립·다세대주택은 8.5%, 아파트는 1.8%가 기준을 넘었다. 평균치는 단독주택이 평균 134㏃/㎥, 연립·다세대 주택이 79㏃/㎥, 아파트가 56 ㏃/㎥ 였다. 전체 평균은 102㏃/㎥로 2011~2012년 조사 때의 124㏃/㎥보다 다소 낮아졌다.

 환경과학원 이우석 생활환경연구과장은 “겨울철 농도는 연평균보다 30% 정도 높다. 환기를 많이 하는 여름철에는 통상 오염수치가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넘은 노후 주택은 갈라진 벽을 통해 라돈이 실내로 들어온다. 아파트는 지면에서 거리가 있기 때문에 오염도가 대체로 낮다”고 설명했다.

 무색·무취의 기체인 라돈은 토양 속에 존재하는 자연 방사성 물질로 반감기가 3.8일로 짧다. 미국에서는 매년 라돈으로 인한 폐암으로 약 2만1000명이 사망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가 라돈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흡연자가 라돈에 노출됐을 때는 폐암 발생 가능성이 크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148㏃/㎥ 농도에 평생 노출됐을 때 인구 1000명당 흡연자는 62명, 비흡연자는 7명 정도가 폐암에 걸릴 위험에 처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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